2015~2020년 신재생에너지 1% 상승, 화석연료 사용량도 10% 감소에 그쳐
당장의 금전적 어려움 문제인 것 사실..."에너지 정책 신속한 변화 있어야"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탄소중립'을 위한 우리나라의 에너지 전환 속도가 다른 주요국들에 비해 뒤쳐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생에너지가 총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뒤처지고, 석탄발전 감소폭도 G20(주요 20개국) 가운데 성적이 나쁜 편에 속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2050 탄소중립 비전'에 따라 산업별로 친환경 사업을 확대해 탄소 배출량을 대거 감축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 풍력·태양광 2015년 대비 1% 상승...글로벌 속도 아직 못 따라잡아

영국의 에너지·기후 싱크탱크 '엠버'는 29일 '2021 글로벌 전력생산 보고서'(Global Electricity Review)를 공개하며 한국의 경우 재생에너지가 총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적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2020년 태양광·풍력 발전은 2015년 대비 1% 증가해 국가 전력생산의 3.8%(21TWh·테라와트시)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요 20개국 가운데 네 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국제사회에서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9.5%)보다 낮은 성적이다.

보고서는 반면 인도(8.9%)와 일본(10.1%), 브라질(10.6%), 미국(11.6%) 등의 국가가 전력 10분의 1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국내 화석연료 감소 속도 또한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OECD 국가를 중심으로 화석 사용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지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약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한국의 화석연료 사용량은 2015년 대비 10% 감소했지만, G20 국가 중 성적이 비교적 저조한 축에 포함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영국(-93%), 유럽연합 27개국 (-48%)은 압도적인 감축량을 보였고,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15%)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전세계가 평균 0.8% 수준의 감축량을 보였다는 점에 빗대어 볼 때, 한국의 화석연료 배제 속도가 다소 더디다는 지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 전력 중 66%는 여전히 화석연료가 차지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의 석탄화력 감축량을 집계한 결과, G20 국가 중 한국의 속도가 다소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엠버 '2021 글로벌 전력생산 보고서' 갈무리]

◇ "에너지 정책 신속한 변화 필요"...정부 지원책이 '열쇠'

전문가들은 한국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관련 분야의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디트야 롤라 엠버 선임전력정책분석가는 "한국은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에너지 정책의 신속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 가스(gas) 위기에 계속 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좋은 예시로는 일본의 고정가격매입제도(FIT)가 거론되고 있다.

일본은 2012년부터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국가가 2020여년간 미리 정해진 가격에 구매해주는 '고정가격매입제도(FIT·Feed in Tariff)'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의 실질적인 지원책이 관련 인프라와 사업이 확대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한국형 FIT 제도'를 지난 2018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성적을 내지 못한 상황이다. 더 많은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할 만한 유인책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실제 업계에서는 탄소중립 전환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비용 조달'을 꼽고 있다.

최근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이 발표한 '제로노믹스' 보고서에서도 글로벌 기업 경영진 중 55%가 금전적인 이유로 사업 모델을 빠르게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산업부는 28일 '신재생에너지 금융 지원 사업'과 '녹색 혁신 금융사업' 등을 추진해 관련 산업의 장기 저리 융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약 561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한편, 엠버는 전력 사용량이 점점 늘어나면서 풍력 및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더 강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전세계 시장에서 탄소 사용량이 줄어들었지만 세계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턱 없이 부족했다"며 "우리는 당장 석탄을 태워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21세기 중반(mid-century) 탄소중립' 목표를 저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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