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탄소 배출량 110만톤...디젤 발전기 제거하고 가상기술 사용 증대
헤이스팅스 CEO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녹색 제작 선두주자 될 것"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세계 최대 동영상스트리밍 업체(OTT) 넷플릭스가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 발 벗고 나섰다.

탄소발자국은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총량을 의미하는 말로, 환경 보호 기조가 강화되면서 전세계 기업들이 이를 감축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넷플릭스가 회사의 탄소 배출량 절반 이상이 영화 제작 과정에서 나온다는 점을 인정했다"라며 "영화 세트장에서 디젤 발전기를 제거하고, 대신 가상 기술을 더 많이 사용할 계획을 세웠다"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압도적인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자체 콘텐츠의 성공 신화까지 쓰면서 OTT 강자로 떠올랐지만, 환경 문제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아 종종 비판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넷플릭스가 자사가 배출한 탄소량을 조사한 결과 데이터센터 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촬영하는 세트장에서도 집약적으로 환경 파괴 물질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엠마 스튜어트 넷플릭스 지속가능경영 책임자는 "우리는 (촬영을 할 때) 작은 도시를 조립하고 해체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라며 "이는 많은 전력(에너지)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촬영 세트장에서 그만큼 탄소배출이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FT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지난해 직·간접적으로 배출한 탄소량은 110만톤에 달한다.

이는 약 12만5000개의 미국 가구가 1년에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 수준으로 이용자가 영상을 시청할 때 배출되는 전력 탄소량은 제외한 수치다.

영국영화협회(British Film Institute)가 의뢰한 2020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영화 한 편을 제작하는 데 쓰이는 온실 배출 평균치는 2840톤에 달한다. 

이중 30%는 전력과 가스 사용, 그리고 디젤 발전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넷플릭스는 회사가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모든 프로그램의 탄소 발자국에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탄소발자국이 '더 크라운'(The Crown)과 같은 작품을 만들고 있다"라며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45% 줄이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넷플릭스는 이제까지 회사가 발생시킨 환경 오염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도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산림 및 초원 복원과 같은 자연 복구 프로젝트에 보상금 형식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2022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프셋을 구매할 계획이다.

여기에 내부적으로는 예산 책정 과정에서 '탄소세'와 비슷한 시스템을 적용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원들에게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헤이스팅스 CEO는 "그동안 (탄소발자국 감축은) 기술 분야에서만 잘 알려져 있었다"라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우리가 아는 한 가장 먼저 탄소중립의 길을 밟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트 디즈니와 BBC 등이 2030년 탄소중립 계획을 세웠지만, 탄소중립 계획을 실천해 '콘텐츠계의 녹색 제작'을 이끌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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