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전기차 사업에 10년간 100억달러 투입...AI·IoT 등 자체 노하우 적극 활용
빅테크에게 전기차는 '한 번 해볼만한 사업'...인포테인먼트 선두주자로 발돋움

레이쥔 샤오미 CEO는 30일(현지시간) 전기차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하며 회사가 보유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샤오미 제공]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내연기관 제조업체에 이어 스마트폰 강자들까지 잇따라 '더 좋은 전기차를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애플은 수년 전부터 자율주행 전기차를 만들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고, 이에 질세라 중국의 샤오미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기차 초석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이렇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스마트 첨단 기술을 확대해 '이용자 맞춤형 기능'까지 중요해진 전기차 시장에서 한 번 승부를 보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것이다.

◇ "10년 동안 11조원 투자"...샤오미의 통 큰 결단

샤오미는 30일(현지시간) 전기차 시장 진출을 위해 향후 10년간 100억달러, 한화 약 11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전기차가 자신의 마지막 기업가적 프로젝트가 될 것이며 자신이 직접 전기차 사업부를 이끌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샤오미는 초기 투자금 100억위안(약 1조7200억원)으로 전기차 사업 회사를 설립, 이를 100% 샤오미 자회사로 운영할 계획을 공개했다.

레이쥔 CEO는 "최소 5년에서 10년까지는 샤오미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샤오미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심을 보인 투자자들이 많았으나 일단 샤오미가 보유하고 있는 자금으로만 자동차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업계와 외신에서는 샤오미가 전기차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했지만 회사 측이 공식 선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떤 방식으로 언제 차량을 출시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각종 전자기기들을 IoT로 연결하고, 차량에 AI와 5G 기술을 적극 활용한 기능이 대거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도 샤오미가 인터넷과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첨단 자율주행 능력을 갖춘 스마트 전기차 생산을 위해 공장을 설립하게 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샤오미는 공시를 통해 전기차 사업의 정식 착수와 투자 계획을 밝혔다. [사진=샤오미]

◇ 빅테크의 '바퀴 달린 스마트폰'...AI·5G·IoT 모두 때려 박는다

샤오미뿐만 아니라 수년 전부터 전기차 개발에 뛰어든 애플의 사례까지 종합해봤을 때 전기차는 스마트폰 강자들에게 있어 매력적인 시장인 것이 확실해졌다.

특히 차세대 전기차들은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하면서, 스마트 환경에 압도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애플과 샤오미에게는 전기차 사업이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일례로 2014년부터 자율주행차량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타이탄'을 실시하며 애플카 생산에 주력했던 애플은 7년간 200여 개의 자동차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

일례로 미국특허청(USTPO)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좁은 간격의 펄스를 갖는 라이다(LiDar) 시스템을 위한 파형 설계'라는 제목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라이다'는 수백 미터까지 떨어져 있는 물체를 감지하는 센서로 자율주행차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스마트 기기에 센서 기능을 확대해온 애플의 기술력이 자동차 시장에서도 빛난 것이다.

샤오미도 비슷한 노선을 타고 있다. 샤오미는 2012년부터 무선통신, 데이터 처리, 내비게이션, 자동차 조작 등과 관련해 300건 이상의 특허를 확보했다. 특히 샤오미의 AI 음성비서인 '샤오AI'는 메르세데스-벤츠 일부 차종에 채택되기도 했다.

이날 레이쥔 CEO도 직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며 "샤오미가 전기차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현재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의 유력 후보지로 LG전자와 마그나의 합작법인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한편 애플도 샤오미의 강세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올해 애플카 생산 로드맵을 구체화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애플의 가장 유력한 협력사로는 LG전자와 마그나가 설립하는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이 떠오르고 있다. 합작법인은 올 7월 공식 출범한다.

스와미 코타기리 마그나 CEO는 지난 18일 자동차 애널리스트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는 자동차 브랜드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런 점을 활용해 혜택을 얻고자 한다"라고 말하며 애플카 생산에 대한 희망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야후파이낸스와 모터트렌드 등 일부 외신들은 이날 스와미 코타기리 CEO가 직접적으로 "마그나는 애플을 위한 차량을 제작할 준비가 돼 있고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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