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감축 조치에 이어 대만 신주과학단지 공장서 화재...완전 정상화까지 수일 걸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가 이번에는 공장 화재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 2월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사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악재가 겹친 것이다.

TSMC는 3년간 1000억달러(약112조7600억원)를 투입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아 주목을 끌고 있다.

1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은 전날 오전 9시50분(현지시간)에 북부 신주 과학단지 내 TSMC 12공장에서 불이나 정전사태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화마가 집중된 곳은 TSMC의 연구개발 및 시험 양산 공장이다.

현지 매체들은 공장 변전소에서 원인을 규명할 수 없는 불이 났고, 하청업체 직원 1명이 연기에 질식해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소방차량 여러 대가 긴급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이는 와중에 공장 내부에서 연기가 솟아오르는 모습도 목격됐다.

일부 대만 언론은 실제 화재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화재경보 오작동으로 이산화탄소 소화 시스템이 작동했고, 이로 인해 공장 시스템에 이산화탄소가 주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TSMC 측은 사고 당일 저녁부터 전기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생산 라인 가동에 큰 피해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12공장이 정상 가동하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관련 여파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화재 사건과 관련해 특히 3나노미터(nm) 미세공정과 관련된 선진 제조 공정 연구개발에 피해가 없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주과학단지 관리국에 따르면 TSMC 12공장에는 연구개발센터가 함께 입주해 있기 때문에, 주로 선진제조공정을 시험 생산한 후 중부 타이중과 남부 타이난 과학단지에서 제품을 양산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만 공상시보는 TSMC는 올 하반기에 3나노 인증 및 시험 생산을 마치고 2022년 양산을 시작하고, 4나노의 경우 예정보다 1년 앞당겨 올해 4분기에 양산에 들어가는 등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대만은 1964년 이해 최악의 가뭄 사태에 직면했다. 사진은 수위가 낮아진 대만의 한 저수지 모습.  [사진=로이터통신/연합뉴스]

이러한 사태는 TSMC가 용수난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 속에서 나와 업계의 우려를 더 키웠다. 자칫하면 전세계에 도래한 반도체 부족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TSMC 공장은 대만에 도래한 기록적인 가뭄에 '물 부족' 현상을 겪었다. 당시 왕메이화 대만 경제부 장관은 국가의 안전을 위해 기업의 물 사용량을 7~11%까지 절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TSMC는 3600톤 가량의 물을 미리 구매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 반도체 공정에는 대령의 초순수 상태의 물이 필요하다.

용수난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지난달 24일 '적색경보'를 발령하며 TSMC의 공장이 있는 타이중현 지역의 산업단지 2곳에 용수 공급을 15% 감축한다고 밝혔다.

물 공급 감축 조치는 타이중현과 마오리 현 전역의 모든 공장에게 적용돼 이달 6일부터 시행된다.

한편 이러한 악재에도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는 단행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31일(현지시간) TSMC가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향후 3년간 총 1000억달러를 투입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TSMC는 올해 280억달러(31조7128억원)를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사태가 계속되면서 투자 기간과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마크 리우 TSMC 회장이 고객사에 보낸 편지에 따르면 TSMC는 수 천명의 직원을 신규 고용하고 새 공장도 건설하는 등 공급난 사태를 타파하기 위한 방법을 다각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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