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기부양책 핵심은 '일자리'...코로나19로 갈 곳 잃은 블루칼라·학사 이하 인력에 수혜
법인세율 21%→28% 인상해 충당...고소득자 소득세율 올리는 방안도 검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2조달러(약2260조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건설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바이든의 계획은 표면적으로 보면 첨단 인프라를 늘리는 데 주력한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일자리 확대'다. 바이든은 후보자 시절부터 미국 내 일자리 감소 사태가 심각하다며 이를 임기 내 해결하겠다고 강조해왔다.

3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서 가진 연설에서 2조달러 규모의 2차 경기부양책이 일자리를 확대해 미국 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미국의 일자리 계획에 관해 말하고 싶다"라며 "도로, 교량, 공항 등 교통 인프라를 현대화하기 위해 '일할 사람'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양책은 자국 내 도로 2만마일(약3만2186km)과 다리 1만개 재건, 시골까지 초고속 통신망 확장, 깨끗한 물을 위한 납 파이프라인 교체, 제조업 투자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가장 수혜를 입을 대상자가 '블루칼라'(제조·건설업 종사자)이고, 그 중에서도 학사 이하의 학력을 가진 인력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같은날 로이터가 인용한 조지타운대학교(CEW)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바이든의 인프라 증대 현장에서 일할 인력 중 75%는 고등학교 졸업장 이하의 근로자가 차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연구자료는 정부의 투자로 고등학교 졸업장 이하 근로자를 위한 800만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고등학교 학위 이상이지만 학사 학위 미만의 근로자에게는 48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당 연구를 이끈 니콜 스미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염병이 지난 10년 동안 블루칼라의 일자리를 감축시켰다"라며 특히 미국 내에서 그 현상이 도드라졌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블루칼라가 일할 수 있는 제조업 및 인프라 공사 현장 등의 활력이 줄어들면서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실제 바이든도 이번 경기부양책의 취지로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불균형을 꼽으며, 늘어난 일자리가 침체된 미국의 경기를 끌어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은 "나는 오늘 부(富)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노동에 대해 보상하는 국가 계획을 제안한다"라며 "(이번 경기부양책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복원력 있는 혁신 경제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상품 이동과 일자리를 구하기 더 쉽고 효율적인 환경을 만들겠다"라며 "(이를 통해) 세계에서 미국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바이든의 남은 숙제는 재원 확보다.

이번 인프라 투자 계획에는 도로·교량·항구 등을 재건하는 데 약 6120억달러, 노령층·장애인 돌봄시설 투자에 약 4000억달러, 200만 호 이상 신규 주택 건설에 2130억달러, 제조업 부흥에 3000억달러가 각각 투입될 예정이다.

초고속 데이터 통신망 구축, 학교 건설 및 개선 등에도 각각 1000억달러 규모의 지원금이 책정된다.

떄문에 충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기업 및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높이고 연소득 40만달러(약 4억5000만원) 이상인 사람의 소득세율도 37%에서 39.6%로 올리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이에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 반등, 일자리 확대 등 이번 경기부양책에 대한 취지는 좋으나 기업과 고소득자, 야당 공화당 등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미 기업들이 이러한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향후 15년간 훨씬 높은 세금을 부담하게 됐다고 비판했고, 미 상공회의소는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 투자계획 통과를 추진하기 위해 4월 1일(현지시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국무회의 멤버 16명과 론 클레인 비서실장 등 각료급 인사 25명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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