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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1-09-17 10:05 (금)
[기후위기와 식목일] 말라죽고 바스러지는 소나무가 보여준 '기후변화 위기'
[기후위기와 식목일] 말라죽고 바스러지는 소나무가 보여준 '기후변화 위기'
  • 김보민 기자
  • 승인 2021.04.05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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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 벗겨진 채 뿌리 뽑혀 고사... 자연환경에 비교적 민감하지 않은 저지대서도 양상 심화
지난달 30일 울진 소광리 신설임도에서 금강소나무의 집단고사 현장이 포착됐다. [사진=녹색연합 제공]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우리나라에는 1946년 광복 이후부터 꾸준히 기념해온 날이 있다. 나무를 심어 환경과 산림을 보호하자는 취지의 식목일이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계속된 대대적인 노력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산림 위기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이는 한반도를 대표하는 우량 소나무 '금강소나무'의 자연 고사 현상만 봐도 알 수 있다.

5일 녹색연합은 본지에게 산림청과 함께 2020년 6월부터 올 2월까지 약 8개월에 걸쳐 조사한 울진·봉화 일대의 금강소나무 실태 결과를 전했다.

조사 결과 소나무들은 뿌리가 뽑히거나 껍질이 벗겨진 채 집단적으로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변화 여파로 기온 상승, 수분 부족 등의 문제가 심화된 것이다.

 남대문 살린 금강송...바스러진 껍질 안은 채 쓰러졌다

금강소나무는 한국 소나무의 원형이자 유전적·생리적으로 가장 우람하고 건강한 아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경복궁과 남대문 등 국보급 문화재 복원에도 쓰였다.

특히 울진·봉화 금강소나무의 경우 국보급 문화재의 복원을 위한 '문화재 용재림'으로도 지정돼 있다. 관련 지역은 조선시대 국가 산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도 '국가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런 금강소나무들은 2010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도 기후 위기 여파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개별목이 아닌 일정 지역 내 군집하고 있는 소나무가 집단 고사하는 현상이 도드라졌다.

가장 흔하게 발견된 양상은 앙상한 가지만 남긴 채 수피(껍질)가 벗겨져 하얗게 죽은 모습이었다. 이중 다수는 고사한 지 수년이 지난 것으로 확인됐다.

서서 죽는 것뿐만 아니라 뿌리가 뽑혀 쓰러진 채 죽은 모습도 확인됐다. 이 같은 현상은 주로 고도가 높은 서식지에서 확인됐다.

해발 700m~1000m 능선부의 소나무가 밑둥의 뿌리가 뽑힌 채 도복(비·바람 등에 쓰러지는 일) 된 모습도 종종 발견됐다.

현재 고사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지역은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북면, 봉화군 석포면, 소천면, 춘양면,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등이다. 이같은 금강소나무 고사 현상은 2010년 전후 울진에서 시작되어 2015년을 중심으로 삼척과 봉화로 점점 확산하는 추세다.

지난 3월 17일 울진소광도 경계능선에서 부러지고 선 채로 고사한 금강소나무의 모습. [사진=녹색연합 제공]

◇ 고지대·저지대 가리지 않고 침엽수 피해 확산

이번 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상대적으로 저지대인 1000m 이하의 소나무를 대상으로 한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침엽수 고사 현상은 주로 백두대간 등의 고지대에서 나타나곤 했다. 일반적으로 소나무과의 고사 현상은 높은 고도에서 수분, 기온, 바람 등 자연환경에 더 민감히 반응하며 일어난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낮은 지대에 뿌리를 내린 금강소나무도 소나무과의 습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라며 "그만큼 고사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금강소나무 피해는 높은 고도부터 낮은 고도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소나무의 서식지 중 높은 고도에 속하는 600~900m에서 관련 현상이 도드라지게 나타났다. 

해당 고도에서는 우량목(대경목)의 고사 현상이 본격화됐으며 흉고직경(가슴 높이 지름)인 50~80cm, 높이 15~20m 등의 금강소나무가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도별로 따져봤을 때에도 저지대 고사 양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녹색연합은 해발고 기준으로 분석해본 결과 2017년에는 600m 이상 900m 미만에 주로 고사목이 발생했고, 2018년과 2019년 사이에는 400m 이상 700m 미만, 2020년에는 500m 이상 900m 미만의 높이에서 이같은 현상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전체 고사목의 83%는 고도 500m 이상에서 발생했다. 문화재에 쓰이는 금강소나무 대부분은 400m~900m 지대에서 자란다.

지난해 8월 30일 울진 전곡리에서 발견된 금강소나무 대규모 고사 현장의 모습. [사진=녹색연합 제공]

◇ 기후 변화로 인한 산림 위기

환경 전문가들은 이러한 집단 고사 현상이 기후 변화의 여파로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소나무 집단 고사 현상이 지구온난화 등 전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현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중 주요하게 제기된 원인으로는 겨울철 가뭄과 건조, 봄·겨울의 기온 상승 및 수분 공급 불균형 등이 꼽혔다.

이러한 요인들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악재가 악재를 낳는 현상을 반복시켰다.

녹색연합 측은 "금강소나무도 아고산대 고산침엽수처럼 겨울철 건조와 가뭄으로 인한 수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겨울 이상기온이 계속되면서 금강소나무 뿌리에 공생하는 미생물 '균근'의 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균근은 나무 뿌리의 영양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곰팡이로 땅속에서 식물과 공생한다.

이와 더불어 봄철 강풍과 여름철 이상고온에 의한 폭염 등으로 고사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과정은 매해 계절을 거듭하며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15년부터 기후변화로 인한 소나무류 쇠퇴 원인으로 소나무와 공생하는 근균이 겨울 이상기온으로 사라지는 현상을 꼽아 왔다.

지난해 10월 31일 울진소광리 신설임도 경계능선에서 잎이 모두 떨어진 채 고사한 금강소나무의 모습. [사진=녹색연합 제공]

전문가들은 금강소나무 고사를 반면교사 삼아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녹색연합 측은 "소나무를 비롯한 잣나무, 리기다소나무 등 소나무속은 전체 산림 면적의 25%를 차지한다"라며 "금강소나무의 고사가 소나무 전체에 기후변화 영향을 미치는 시작점이 아닌지 (국가 차원에서) 예의주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사목의 개별 지점을 집단고사 및 개별 고사로 구분하여 좌표화하고, 산림지리정보체계(FGIS)에 이를 데이터화해 분석·관리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녹색연합은 이러한 대책과 관련해 "향후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집단고사에 대비하는 가장 기본적인 대응이 될 것"이라며 고사목에 대한 전수조사가 보다 더 체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림청은 앞으로 울진·봉화 금강소나무 서식지 고사와 관련해 전수 모니터링과 정밀 원인 분석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강소나무가 고사되면서 향후 일어날 산림 환경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