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중국은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도 명실상부한 G1의 위상을 자랑한다.

한마디로 비견할 상대가 없는 자동차 대국이라고 할 수 있다.

2021년 말 기준, 3000만 대 전후로 예상되는 생산과 판매에서 모두 부동의 세계 1위 미국을 압도한다.

중국인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는 상황인 만큼 판매는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수 년 내에 5000만 대 이상의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 확실하다.

당연히 돈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지 않을 까닭이 없다.

크고 작은 판매업체들이 전국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당연히 이들 중에서도 지존은 있다.

주인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인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 온라인 자동차 판매업계의 공룡 처하오둬(車好多)그룹이다.

산하에 중고차와 신차 온라인 거래 플랫폼 과쯔(瓜子)와 마오더우(毛豆)를 거느린 채 업계를 거의 평정하고 있다.

역시 통계가 처하오둬의 위상을 잘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시장 가치를 들어야 할 것 같다.

후룬(胡潤)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3월 기준으로 700억 위안(元. 12조 원) 전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중국 500대 민영 기업들 중에서 당당 100위 전후의 순위에 해당한다.

기라성 같은 업체들이 즐비한 전자상거래 업계에서의 위상도 만만치 않다.

10위권 이내에 랭크돼 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처하오둬는 미 예일대학 컴퓨터공학과 석사 출신의 엘리트인 양하오융(楊浩涌. 47)이 지난 2014년에 베이징에서 중고차 온라인 거래 플랫폼 과쯔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40세의 나이였던 그는 연쇄 창업자라는 말을 들을 만큼 창업에는 이미 이골이 나 있었다.

우선 실리콘밸리에서 주니퍼라는 네트워크 장비 회사 등의 연구원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트롬피 네트워크를 창업, CEO를 역임한 바 있었다.

중국으로 귀국해서는 한국의 벼룩 시장과 비슷한 유형의 지역 광고 웹사이트인 ‘간지(趕集) 닷컴’ 등도 창업, 만만치 않은 경쟁력과 잠재력을 보여줬다.

그가 과쯔를 창업한 것은 간지 닷컴에 중고차 거래 광고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아예 중고차 온라인 거래 플랫폼을 설립,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판단하게 된 것이다.

결심이 서자 그는 간지 닷컴을 ‘58 닷컴’에 매각한 후 확보한 자금으로 즉각 사업을 시작했다.

예상대로 사업은 순항했다.

10만대를 거래하는 데 고작 1년밖에 걸리지 않았을 정도였다.

그 다음 1년은 더욱 실적이 찬란했다.

고작 2년 만에 무려 60만대 거래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는 미국의 대표적 중고차 온라인 거래 플랫폼인 카맥스의 기록을 무려 18년이나 앞당긴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네스북에도 오를 만하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처하오둬의 중고차 온라인 거래 플랫폼 과쯔의 차들이 적재된 물류 단지의 전경. 업계의 지존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듯 대규모를 자랑한다./제공=신징바오(新京報).

기염을 토했다고 해도 좋을 실적에 자신감을 얻은 양하오융은 2017년에는 마오더우도 설립, 처하오둬를 그룹 수준으로 키우려는 야심을 본격화했다.

실제로도 그의 야심은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

과쯔와 마오더우가 매년 각각 150만 대와 100만 대 전후의 거래 실적을 올리고 있으니 이렇게 단언해도 괜찮다.

처하오둬가 춘추전국시대와도 같은 자동차 판매 시장에서 단연 극강의 자리에 올라선 것은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우선 컴퓨터공학 석사 출신인 창업주 양하오융의 빅데이터 적극 활용 전략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사실을 꼽아야 할 것 같다.

출발선에서부터 경쟁업체들보다 몇 발을 앞서 나갔다고 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입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고객들의 불만 사항 등과 관련한 민원을 이를 통해 완벽하게 해결해주는데 고객이 몰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외에도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리스 판매와 융자 제공 전략 등도 거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한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의 과장으로 근무하는 30대 초반의 친페이스(秦佩師) 씨는 “중국의 자동차 가격은 외국과 비교할 경우 상당히 비싸다. 그럼에도 우리처럼 젊은 사람들은 자동차에 대한 로망을 버리지 못한다. 말할 것도 없이 거액의 현금을 가진 경우가 드물다. 그런데 처하오둬는 리스 판매와 융자를 해준다. 3000 위안만 먼저 내면 차를 우선 인도받을 수 있다. 청년들이 몰려들 수밖에 없다.”면서 자신도 리스 판매와 융자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하오둬의 미래는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경제가 폭망하지 않는 한 업계의 선두 자리를 지켜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진정한 지존으로 계속 군림하려면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처하오둬의 중고차 온라인 거래 플랫폼 과쯔의 광고. 허위 과장 광고라는 비난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제공=신징바오.

무엇보다 허위 매물이 많은 업체라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을 꼽아야 할 것 같다.

직원들의 평균적으로 낮은 도덕성 역시 문제로 부족하지 않다.

가짜, 과장 광고가 수차례 문제가 돼 과징금까지 부과받은 것은 다 까닭이 있지 않나 싶다.

국내외로부터 투자를 많이 받은 탓에 지분 구조가 복잡하다거나 부채가 적지 않다는 사실 역시 처하오둬에게는 극복해야 할 부담으로 꼽힌다.

출범한지 채 10년도 되지 않은 기업의 한계가 아닌가 보인다.

그럼에도 런런처(人人車) 이외에는 딱히 극강의 경쟁업체가 보이지 않는 현실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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