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환경 등 녹색 미래를 위한 통합전략 절실

미세먼지가 극심했던 지난달 30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게 갇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세먼지가 극심했던 지난달 30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게 갇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주형 국제관계전문가】 19세기초 영국 동인도회사가 현 싱가포르 남부에 무역 정착지를 설립하면서, 싱가포르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싱가포르는 대영제국의 식민지로 100년을 보낸 후 독립해 1963년 말레이시아와 합병하지만, 중국계인 싱가포르인과 토착 말레이시아인 사이에 끊임없는 마찰로 결국 1965년 독립 국가 ‘싱가포르’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싱가포르는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Lee Kuan Yew)’ 수상의 40년 장기 집권하에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익히 알려진 △ 강력한 법적제제 △ 공무원 부패방지제도 △ 이중언어(영어+모국어) 도입 등 정책을 토대로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유럽 등 다민족이 하나로 묶여 지금의 경제발전을 이뤄냈다.

한국의 1%도 안 되는 면적에 500만 인구가 이뤄낸 업적이다.

이런 싱가포르가 오랫동안 고심해온 문제가 있다. 바로 대기오염이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역 화전민들은 농지개간을 위해 논ㆍ밭ㆍ산간을 태우는 데, 이 때 발생한 연기들이 싱가포르 전역으로 흘러와 연무(haze)를 형성한다.

특히 건기중인 6월에서 10월까지 그 정도가 심각하며 설상가상으로 높은 인구밀집도로 교통매연까지 심해 외출주의보가 수차례 발동된다.

물론 싱가포르 정부도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2009년 전기차 도입용 로드맵을 마련하여, 세계가 지금에서야 주목하는 전기차충전서비스, 자율주행차, 전기차를 2010년부터 테스트 해왔다.

동시에 운행차량수를 제한하고자 개인이 차량소유 시 차량운행권리증서(COE), 추가과징금(VES), 도심혼잡통행료(ERP) 등으로 수천만원의 세금을 부담하도록 조치했다.

이 효과로 운행차량수를 10년째 80만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싱가포르는 2019년 대기오염 심각지수가 세계 6위까지 올라 강력한 개선책이 요구되자, 최근 ‘2040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2040 마스터플랜’의 주요 골자는 ICT 산업, AI 등 딥테크(Deep-tech) 기술, 스마트인프라 등을 적극 활용하여 2040년까지 환경중심의 육상교통으로 개선, 궁극적으로는 ‘녹색미래’를 위한 인프라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녹색미래’를 위한 싱가포르의 의지는 강력하다.

우선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격 중단하고 2040년까지 전기차로 100% 전환하겠다고 선포했다.

이를 위해 미래자동차의 기반인 AI기술에 대해 2030년 실용화 확대전략을 발표하고, ICT 전문인력을 토대로 자율주행차, EV전기차, 스마트인프라를 엮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싱가포르는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경쟁국보다 10년 앞서 추진한 전기차, 스마트인프라 등 경험을 토대로 미래전략을 세밀히 그리고 있다.

또한 주목해야할 부분은 바로 ‘사회적 수용도’이다.

싱가포르는 외국문화에 개방적이고 AIㆍICT 등 신기술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가 높아 다수의 기업이 진출해있다.

신기술에 대한 국민지지도가 높다보니, 싱가포르는 여러 다국적 기업에게 최적의 신기술 테스트베드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친환경 기술의 시험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 예로 현대차는 싱가포르에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세워 EV전기차를 비롯 UAM(도심항공모빌리티),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등 미래 전략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도 글로벌 녹색미래 추세에 맞춰 ‘제4차 친환경자동차 기본계획’, ‘무공해차 보급혁신방안’, ‘운행차 배출가스 저감사업’, ‘한국형 스마트시티’, ‘녹색회복’ 등 정책과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포춘글로벌500에 포함된 한국기업의 수가 감소하는 등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이 후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래성장잠재력, AI기술력, 인프라 경쟁력 등 여러지표에서 선진그룹으로 묶이기에는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주형 국제관계전문가.
이주형 국제관계전문가.

특히 정부 주도의 미래전략은 산업생태계, 산업육성정책, 내수인프라 등을 비롯하여 민감기업의 참여까지 이끌어 내기에는 불분명하다.

세계추세에 따라 전기차, 스마트시티 등 관련 정책을 급히 내놨지만 전체적인 통합전략이 미흡하다.

이러한 국가전략 부재는 외국인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바, 유럽 싱크탱크가 발표한 ‘2020 글로벌 외국인 투자 매력도 지수’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중 한국은 싱가포르ㆍ일본ㆍ홍콩ㆍ중국보다 매력도가 뒤져있고 중단기적 투자매력도가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건 기업이건 경쟁력은 명확한 목표에서 출발한다.

우수한 인력들을 활용해 ‘한국의 2040년’도 하루빨리 명확히 그려야 할 때다. 

※필자소개 : 이 주 형

현재 (주)매드해터 컨설턴트로 재직중인 필자는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국제개발정책학을 전공했으며  두산인프라코어 국제신흥시장 사업기획팀,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 시민사회비서관실, 국가전략연구소 외교안보정책 분석실에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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