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간 경영권분쟁 마무리...아시아나 인수·코로나 극복 과제 안고 이륙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수송보국'의 기치 아래 대한항공을 글로벌 탑 티어(일류의, top-tier)의 기반을 마련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2주기를 맞았다. 

조 회장의 갑작스러운 서거 이후 한진그룹은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기도 했으나 최근 장남 조원태 회장이 이를 잘 마무리 짓고 다시 안정을 찾은 모습이다.

이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 짓고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매출 회복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조양호 회장의 추모행사를 연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한진 부사장 등 가족과 그룹 임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당일 추모행사 외에 별도의 외부 행사는 하지 않는다.

조 회장 등 가족들은 그룹 추모행사에 앞서 이날 오전 강원도 평창 월정사를 찾아 고인을 추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누나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참석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2018년 1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행사'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부터 성화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2018년 1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행사'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부터 성화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1949년 한진그룹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조양호 회장은 2003년 한진그룹 회장에 올랐고, 2019년 4월 8일 미국 LA의 한 병원에서 폐섬유화증으로 별세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이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할 토대를 마련했지만, 말년에 총수 일가 '갑질' 논란과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 등의 시련을 겪기도 했다.

아들 조원태 회장에게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라는 유훈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지만, 그가 별세한 이후 큰 딸과 아들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사태가 발생했다.

부친 별세 2년 만에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지켜낸 조 회장은 코로나19 위기 돌파와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시험'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화물 운송 강화라는 체질 변화를 통해 대한항공 영업이익 흑자를 끌어낸 조 회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질 올해 다시 한번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당장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쳐야 한다.

대한항공은 인수 후 2년 안에 아시아나항공을 완전히 흡수해 하나의 회사로 통합할 계획인데, 아시아나의 막대한 부채에 대한항공까지 휘청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 회장은 또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코로나19 상황으로 부친이 만든 한진그룹을 재편하는 과제도 맡았다. 이에 주력 사업인 항공업에 집중하고, 자회사를 매각하며 그룹 '몸집'을 줄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대한항공의 미래 성패를 좌우하는 이슈"라며 "조 회장이 작년 글로벌 항공사들의 적자행진 속에서도 대한항공의 흑자를 만들어낸 리더십을 다시 한번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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