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만 움직이는 게 아니야. 민심도 여차하면 바뀌는거야.'

지난 7일 치러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패배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모습이 사뭇 대조적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치러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패배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모습이 사뭇 대조적이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박민수 대표이사】 ‘민심은 천심이다’ ‘분노한 민심 이반’ ‘성난 민심 회초리 들다’

‘야당 압승, 여당 참패’로 끝난 4.7 보궐 선거 결과를 보도한 언론의 머리기사 제목이다.

인과응보(因果應報) 사필귀정(事必歸正), 뿌린 대로 거둔다, 다 세상 이치다.

이번 표심은 그동안 여권이 보여준 위선, 부도덕, 일방통행식 독주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민심은 횟칼 처럼 날카롭고 매서웠으며 얼음장처럼 차갑고 냉철했다.

무섭게 돌아선 민심 이반 징후는 사실 지난 1년여 동안 꾸준한 경보음을 울렸다.

그러나 180여석을 거머쥔 여당의 오만과 방자는 하늘을 찔렀다.

지난 4년 동안 확성기를 통해 떠든 개혁은 사실 먹고 살기 바쁜 국민들에게는 코로나19 방역 거리두기 만큼이나 지치고 견디기 힘든 소음이었다.

도대체 개혁의 실체는 무엇이며 개혁의 종착지는 어딘지도 모르고 말로만 떠드는 구두선(口頭禪)에 국민들은 결국 신물이 난 것이다.

선거 직전에서야 잘못했다며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는 여당의 읍소에도 민심은 냉담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민주당과 동격이라고 인정한 ‘내로남불’, ‘위선’, ‘무능’과 ‘불공정’, ‘파렴치’, ’오만‘에 대해 참고 참던 국민들이 결국 준엄한 심판을 내린 것이다.

선의와 이상만으로 세상사가 바로 돌아갈 수는 없는 법이다.

현실적이지 못한 법으로 자신들의 세계관을 실현하려다 보니 그 부작용은 불을 보듯 뻔했다.

벼르다 벼른 국민들의 이번 회초리에 여당은 매 값을 톡톡히 치르게 됐다.

곧바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총 사퇴하는 등 발 빠르게 뒷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중국의 전통 가면극 변검(變臉)처럼 잽싸게 얼굴을 바꾼다고 지난 4년간 저지른 실정의 폐해를 지울 수는 없다.

민심이 여당을 외면한 이유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마차가 말을 끈다는 소득주도 성장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였다.

그러나 이를 다시 풀어 바로잡기는 커녕 끝까지 밀어붙인 덕분에 수백만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환하게 웃으며 배경으로 썼던 '일자리 상황판'은 지금 어디에 쳐박혀 있는 지 궁금하다.

내 돈 아니니 마구 퍼부은 재정에 힘입어 60세 이상 노인들만 고복격양(鼓腹擊壤)가를 부른다.

가진 자는 무조건 부도덕하고 정의롭지 못하다는 반기업 반시장 정책에 경제성장률은 바닥이고 빈부 격차는 저만치 더 벌어졌다.

세금주도 성장으로 국가채무는 4년 만에 187조원이나 늘어나 867조원에 달하고 있다.

영화 한편 보고 눈물을 흘리며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탈원전 정책은 원전산업 생태계를 완전히 무너뜨렸고 경쟁력을 상실한지 오래다.

집값 잡겠다며 내놓은 24차례의 부동산 대책에도 전국의 집값은 널뛰듯 뛰어 도박하는 심정이 아닌 이상 서민들이 맨 정신으로는 도저히 살수 없는 가격을 만들었다.

그런데도 정책의 궤도 수정은 없다면서 오히려 오기와 억지 핑계로 일관한 덕분에 자연스레 부동산 계급화도 이뤄냈다.

여기에 1년여 이상 끌고 있는 코로나19 방역도 시작은 창대했지만 그 끝은 백신 접종 전세계 꼴찌라는 불명예 뿐이다.

특히 인사문제에 이르러서는 시쳇말로 ’짜증 지대로다‘.

대통령이 각 비서관실에 선물한 신영복 선생의 춘풍추상(春風秋霜) 글귀 액자가 남새스럽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 아니라 대인추상 지기춘풍이었다.

’내 편이면 똥이 묻어도 뭐가 문제‘냐며 끝까지 품어 안는 한없는 동지애와 너그러움에 할 말을 잃었다.

조국과 윤미향이 그랬고 이 정부 들어 국회에 제출된 총 108건의 임명동의안 중 31건이  내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냥 넘어갔다.

그중에서도 민심이반의 가장 큰 원인은 서민들의 전세난 가중과 집값 폭등이다.

집 없는 서민을 위한다며 밀어붙인 임대차 3법으로 전세값은 천정부지고 이사 갈 전셋집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가 돼버렸다.

강남 집값 잡는다고 대폭 올린 보유세와 거래세 등의 세금 정책은 빈대 잡겠다고 초가 삼간 태운 격이었다.

그런대도 정부와 여당은 전세난과 집값이 안정될 거라며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했다.

문재인 정부 내로남불의 화룡점정은 김상조 청와대 전 정책실장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야당의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한 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X맨이었다.

'니들은 안되고 나는 올려도 된다'는 이들의 전월세 인상은 내로남불과 위선의 가히 끝판왕이었다.

여기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사건은 그렇잖아도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민심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물론 LH 투기사건은 현 정부에서 벌어진 부정부패는 아니다.

그러나 마치 여당이 저지른 것처럼 여당의 부패사건으로 매도돼 억울한 측면도 없지않다.

그렇지만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솔직하지 못했고 이마저도 선거에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민심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번 선거가 치러지게 된 배경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고 박원순 전 시장과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인해 800여억의 세금을 들여 치러지는 선거임에도 여당은 이를 반성하기 보다는 이를 변명하고 오히려 미화하기에 급급했다

민심은 울고 싶던 차에 뺨때려준 여권에 한표의 권리 행사로 통쾌하게 복수했다.

연전연승을 거듭하던 여당의 이번 선거의 패배 원인은 인사 실패, 정책 실종, 인의 장막에 가려진 의사결정 과정 등 복합적이다.

그렇다고 야당의 승리 또한 결코 잘해서도 아니고 이뻐서 찍어준 것도 아니다.

그러니 여당이여 실망 마시라.

지금 희희낙락하고 있는 야당도 언제 헛발질과 똥 볼을 찰지 숨 죽여 기다려 볼 일이다.

뉴스퀘스트 박민수 대표이사.
뉴스퀘스트 박민수 대표이사.

사랑이 움직이는 것처럼 민심 또한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오늘의 오세훈이 내일의 박영선이 될 수 있다.

병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알면 치료가 가능하다

누구든 명운을 걸고 개혁하면 바람 같은 민심은 반드시 돌아온다.

여야 모두 한판 승부가 끝났으니 조금 여유를 가지고 뒤돌아 볼 때다.

오승근의 히트곡 ‘있을 때 잘해’가 노래방에서 자주 불리는 애창곡이 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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