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우 최초 수상..."고상한 체하는 영국인에 인정받아"
'미나리'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등 부문 수상 불발

배우 윤여정이 11일(현지시간) 영화'미나리'로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했다. 화상으로 진행된 수상소감을 통해 윤여정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BAFTA 제공]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이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오는 25일 오스카상 수상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는 11일(현지시간) '2021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한국인 배우로서는 처음으로 영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수상자들은 화상으로 열린 시상식에 출연해 소감을 밝혔다.

윤여정은 감격한 표정으로 “나는 한국배우 윤여정”이라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모든 상이 의미있지만 이번 수상은 더 특별하다”며 “'고상한 척(Snobbish) 하는 영국인들이 저를 인정해줬기 때문에 저는 아주 영광이고 행복하다”며 농담과 같은 수상소감으로 웃음과 박수를 끌어냈다.

또한, 윤여정은 지난 9일 타계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에 대한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윤여정은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영화 '미나리'에서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할머니 '순자' 역을 연기했다.

윤여정이 지난 4일 미국배우조합상(SAG) 수상에 이어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까지 잇달아 받으면서 한국 영화 102년 역사상 최초, 한국 배우 최초의 오스카 연기상 수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SAG는 미국배우조합이 주최하는 시상식으로, 조합 소속 배우는 상당수가 아카데미 회원과 겹치는 만큼 SAG의 수상 결과가 아카데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영국 아카데미상 역시 영국과 미국 영화 구분없이 진행되는 만큼 미국 아카데미상의 향방를 가늠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 역시 윤여정을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으며 "영국아카데미 수상자가 오스카에서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다만, '미나리'는 영국 아카데미의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여우·남우조연상, 음악상, 캐스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 1개 부문 수상에 그쳤다.

한편,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5일(현지시간) 열린다. 

'미나리'는 여우조연상 외에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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