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배터리 공급, 현대차·기아와도 원통형 배터리 협력 논의중
국내 기업 중 가장 빠른 '전고체 양산' 목표...미국·헝가리 생산라인 확장·투자도 가속화

삼성SDI 배터리 생산라인 관계자들이 생산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SDI 제공]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에 악재로 작용했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이 막을 내리면서 'K-배터리' 패권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삼성SDI에서 뉴스가 쏟아졌다.

삼성SDI는 올해 완성차 배터리 공급과 전고체 양산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13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삼성SDI가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고 밝혔다.

리비안은 아마존, 포드 자동차의 지원을 받는 유망 기업이다.

리비안은 올해 출시 예정인 전기 픽업트럭 R1T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에 삼성SDI의 배터리를 사용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배터리 모델이 사용될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R.J 스캐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리비안의 모듈·팩 설계가 적용되는 삼성SDI 배터리의 성능과 안정성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현대차·기아가 향후 출시할 하이브리드 차량에 탑재할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그동안 삼성SDI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각형 배터리 양산에 집중해왔다.

다만 전기차 시장 내에서 여러 배터리 모델을 차용하고자 하는 흐름이 대두되자 각형 배터리에 대한 경쟁력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협력 소식은 현대차·기아의 주요 배터리 공급처에 변동이 생길 수 있어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그동안 파우치형 배터리를 사용하며 주로 LG에너지와 SK이노로부터 물량을 공급받아왔다.

원통형 배터리는 파우치형보다 배터리 용량이 크고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제조 원가도 비교적 낮은 편이어서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인 리비안의 전기차 픽업트럭 R1T. [사진=리비안 제공]

여기에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2027년까지 가능케하겠다는 목표로 관련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 가장 빠른 양산 시점이다.

앞서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1회 충전으로 800km 이상 주행할 수 있고 1000회 이상 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 사용화의 난제로 꼽혀왔던 '수지상결정 현상'을 해결한 석출형 리튬 음극 기술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수지상결정현상은 배터리를 충전할 때 리튬이 음극 표면에 쌓이며 분리막을 훼손하는 현상으로 배터리 업계의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빠른 시일 내에 현실화하기 위해 셀 공장도 확장한다.

현재 삼성SDI는 전기차용 배터리 셀 공장을 2022년쯤 착공해 2025년까지 완공하는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 지역으로는 현재 운영 중인 미시간주 배터리 조립 공장을 확대하는 방안과 미 남부의 선벨트(미국 남부 15개주) 등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서 삼성SDI는 이르면 올 하반기에 관련 배터리 투자 계획을 확정 발표할 방침이다.

여기에 삼성SDI는 올해에도 헝가리 법인에 약 1조원의 투자를 단행해 배터리 설비 증설에 나설 예정이다. 헝가리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BMW, 폭스바겐, 아우디 등 유럽 완성차 업체에 공급된다.

삼성SDI의 헝가리 법인. [사진=삼성SDI 제공]

삼성SDI의 굴기에 LG에너지와 SK이노베이션도 지지 않겠다는 기세다.

LG에너지는 전고체 배터리를 2028년 이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고분자계 전고체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도 전고체 배터리의 한 종류인 리튬메탈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2019년 노벨상 수상자인 존 굿이너프 미국 텍사스대 교수와 손을 잡고 삼성SDI와 같이 수지상결정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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