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욱 전임회장 회견 "일부 사무처 직원의 국가 보조금 횡령 정황 파악했다"
비대위는 의혹 전면부인 "차기 회장 선출 위한 정기총회 5월 20일 개최할 것"

14일 배동욱 전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서울 영등포구 대한안경사협회 서울교육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모든 것이 정상화되어 정말 소상공인을 위한 단체(중앙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사진=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 내부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걸그룹 춤판 워크숍'으로 탄핵됐다가 복귀한 배동욱 전 회장은 일부 사무처 직원이 국가 보조금을 횡령한 정황을 파악했다고 폭로했다.

전날 김임용 회장 직무대행을 주축으로 운영되고 있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배 회장의 임기는 사실상 종료됐다며 차기 회장 선거 절차에 돌입하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14일 배동욱 전 회장은 서울 영등포구 대한안경사협회 서울교육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9개월간 참고 참았다"라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업무 방해 행위는 마치 짜여진 각본과 같다"라고 토로했다.

이날 배 전 회장은 "현재 연합회 사무처에 근무하는 일부 직원들이 4년간 160억원 규모의 횡령과 유용, 상납 등의 비리를 자행했다"고 말했다.

배 전 회장은 직원과 소속, 그리고 횡령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를 꺼려하면서도 "일부 직원들이 4년간 160억원 규모의 예산을 좌지우지하며 이중 10%~20%(16~20억원) 가량을 챙겼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배 회장은 김임용 당시 수석부회장 주도 하에 지난해 7월 임시총회에서 탄핵됐으나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단체에 복귀했다.

지난 3월 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탄핵과정에서 비대위가 적절한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당시 비대위는 연합회 정회원 49명 중 25명의 찬성으로 해임 안건을 결의했다. 이 가운데 1명은 대리출석이었다.

관련 비리 사항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소 혹은 고발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배 전 회장은 "회장 자리를 두고 파벌싸움을 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걸 원치 않았다"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은 회장직이 아닌 임기 내에 단체 체질을 바로 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원도 평창 워크숍에서 걸그룹을 불러 도마에 올랐던 일과 관련해서는 "연합회를 사유화하려는 세력의 조직적인 부패 행위"라고 비판했다.

내부에서 확인된 횡령과 유용, 상납 비리 등을 문제 삼으려하자 상대 측에서 해당 사건을 의도적으로 기획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기자회견의 최대 화두인 '회장직 임기'와 관련해서는 정관에 따라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임기가 끝났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비대위와 상반되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사진=뉴스퀘스트]

반면 비대위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거론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 관계자는 "전날 임시 이사회에서 확정된 것처럼 정기총회를 내달 20일에 개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비대위는 13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2020년도 사업결산 및 2021년도 사업예산 등의 원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김임용 회장 직무대행은 "3월 22일 법원의 판단으로 복귀한 전 회장의 임기가 관계부처 등 여러 의견을 종합한 결과 이미 3월 29일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4월 8일로 예정되었던 정기총회가 법원의 결정으로 취소됐으나 오늘 이사회가 성원을 이뤄 회장을 비롯한 차기 임원 선거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임용 직무대행 측은 배 전 회장이 제기한 횡령 의혹과 관련해 15일 해명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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