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참여 가능한' 유튜브식 네이버와 '기다리면 무료' 넷플릭스식 카카오
네이버, 북미 시장 경쟁력 강화...카카오, 일본 성공 이어 북미 진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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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국내 대표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콘텐츠 확보 전쟁이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로 넓어지고 있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가 잇따라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 시장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픽코마'를 앞세운 카카오가 일본 웹툰 시장에서 네이버의 '라인웹툰'을 밀어내며 1위에 오른 만큼 북미 콘텐츠 시장에서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양사의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도 북미 무대로

14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지난 1월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지분 100%를 6억달러(약 6533억원)에 인수했다. 

2006년 설립된 왓패드는 북미 웹소설 플랫폼 1위 업계로 전세계 9000만명 이상의 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7200만명의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한 네이버 웹툰과 왓패드 이용자 수를 단순히 합산하더라도 네이버는 약 1억6200만명의 대형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게 된다.

또한, 왓패드가 글로벌 영상 사업을 전개하는 '왓패드 스튜디오'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네이버는 네이버 웹툰의 '스튜디오N'와 시너지를 통해 영상화 등 콘텐츠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네이버의 북미 진출 소식에 이어 카카오 또한 최근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와 웹툰 플랫폼 '타파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콘텐츠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래디쉬 운영사인 래디쉬미디어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웹소설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래디쉬는 미국 웹소설 플랫폼 5위권 업체로, 인기 웹소설 시리즈를 생산하는 등 래디쉬 '오리지널 콘텐츠'가 특징이다.

카카오는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으로 알려진 '타파스'의 운영사인 타파스미디어의 경영권 인수도 추진 중이다. 최종 절차가 남아 있어 구체적인 인수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타파스는 지난해 말 기준 월 이용자 수가 300만명이 넘고, 현재 8만여 종의 작품과 원천 IP(지적재산권) 80개를 보유한 플랫폼이다. 

카카오는 래디쉬와 타파스를 중심으로 웹소설·웹툰 IP를 확보해 북미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사진=래디쉬 홈페이지 캡처]

◇ 개방형 플랫폼 꿈꾸는 '네이버'와 오리지널 독점 콘텐츠 '카카오'

양사의 전략에서 분명한 차이가 드러나는 만큼 앞으로의 콘텐츠 경쟁을 더 지켜봐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가 인수한 왓패드는 개방형 창작이 가능해 '스토리텔링계의 유튜브'로 불린다.

현재 500만명의 창작자들이 활동을 하고 있고, 10억개에 이르는 웹소설이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대부분의 작품이 무료라는 점은 마치 네이버의 `도전만화'를 보는 듯하다.

즉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누구나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이용자들이 직접 평가한다는 것이 네이버의 전략이다.

이와 달리 래디쉬는 넷플릭스와 같다. 

자체 제작하는 콘텐츠인 '래디쉬 오리지널' 제작팀은 에미상을 수상한 방송작가 등으로 구성됐고, 줄거리 담당, 집필자, 캐릭터·배경 담당 등 세분화해서 공동으로 작업하는 '집단 창작 방식'을 적용해 하루에 여러 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카카오페이지의 '기다리면 무료' 모델을 적용하기까지 했다.

인기 많은 작품에 대해 이용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게 되면서 일부 오리지널 시리즈는 월 7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사진=왓패드 제공]
[사진=왓패드 제공]

◇ 핵심은 글로벌IP 확보...국내 넘어 북미서 본격 경쟁

네이버와 카카오는 연이은 콘텐츠 플랫폼 인수 핵심은 글로벌 IP 확보이다.

글로벌 플랫폼의 IP를 활용해 웹툰, 웹소설은 물론 드라마, 영화 등으로 재창착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북미를 발판으로 세계 시장을 사로잡을 글로벌 IP를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이미 수차례 웹툰·웹소설을 영상화해 국내 시장에서 검증을 끝낸 상태다.  

국내에서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의 웹소설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웹툰과 드라마로 발전시켰고, 웹툰 '이태원클라쓰', '경이로운소문' 등을 드라마로 만들어 성과를 거뒀다.

네이버 역시 '닥터프로스트', '마음의소리' 등 네이버웹툰을 성공적으로 영상화했다.

국내뿐만이 아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와 손잡고 각각 '스위트홈', '승리호'를 선보이며 해외시장으로 콘텐츠 영역을 넓혔다.

이번 북미 시장 진출은 스위트홈과 승리호의 아성을 넘어서는 글로벌 IP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일본 웹툰 시장에서 네이버(2013년)보다 서비스를 늦게 시작한 카카오재팬의 만화 플랫폼인 '픽코마'(2016년)가 네이버를 2위로 밀어내며 판을 뒤집으면서 북미 시장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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