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1공장·부평2공장 일주일간 가동 중단...현대차·쌍용차 이어 '도미노 셧다운'
전문가 "생산라인 확대 수개월 걸려...자동차업체, 하반기에도 손실물량 채우기 어려울 것"

한국GM 부평2공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전세계에 도래한 반도체 부족 현상에 국내 자동차 기업들의 도미노 셧다운이 계속되고 있다. 올 초 생산량 감축을 결단한 한국GM까지도 결국 공장 중단 조치를 내렸다.

업계 관계자들은 '부품 확보'라는 전세계적 문제가 올해 안으로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생산라인을 확대해 정식 가동하기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15일 한국GM은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으로 오는 19일부터 일주일간 인천 부평 공장 2곳의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셧다운 조치가 내려진 공장은 부평1공장과 부평2공장이다. 이후 운영 계획은 다음주 중 확정할 예정이다.

이미 부평2공장은 지난 2월 8일부터 반도체 가동률은 50%를 유지하며 남은 부품을 주력 제품에 투입하는 등 안간힘을 써왔다.

부평1공장은 이제까지 정상 가동 상태를 유지해왔지만 쉽사리 나아지지 않는 공급 차질 영향권에 들어서게 됐다.

GM의 주력 모델 생산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부평1공장은 트레일블레이저를, 부평2공장은 쉐보레와 말리부, 트랙스를 생산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GM은 "협력업체의 반도체 수급 해결책을 찾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밀히 협업 중"이라며 "이후 부평 공장의 생산 손실을 최대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14일 이틀간 가동을 중단한 아산공장 생산을 재개했고, 15일에는 울산1공장을 다시 정상화할 예정이지만 반도체 수급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협력사 납품 거부 사태까지 겪은 쌍용차도 지난 8일부터 오는 16일까지 7영업일간 평택공장을 멈춰 세웠다. 정식 생산재개일은 19일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코나 생산라인의 모습. [사진=현대차 노조 제공/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시장이 앓고 있는 반도체 부족 현상이 연내 진화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산업시장조사기관 LMC 오토모티브는 "반도체로 인한 감산 규모가 이미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었다"라며 "자동차 제조사들은 하반기에도 손실된 물량을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 2차 회의에서 유력한 후보지였던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에 큰 기대를 걸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TSMC가 만드는 차랑용 반도체는 총 생산량의 3%에 그친다.

산업부는 TSMC를 포함한 대만 내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은 자체 생산공정 조정을 통해 생산라인 가동률을 102%~103%까지 확대했지만 이에 대한 효과는 최소 2개월 후에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공급난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왔다.

독일의 반도체 제조사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Infineon Technologies)의 오토모티브사업부 사장 피터 쉬퍼는 "새로운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데 최대 수년이 걸릴 수 있다"라며 "공급 부족 현상은 (어쩔 수 없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