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쿠데타 정권 장악한 미얀마군부와 '손절'...지분 인수로 24년간의 파트너 관계 종료

미얀마포스코강판 직원들이 미얀마 최초의 컬러강판 공장에서 생산 작업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포스코]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포스코강판(C&C)이 미얀마 군부기업 미얀마경제지주사(MEHL)과 합작관계를 종료한다고 16일 밝혔다.

학살을 동원한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가 국제사회의 비판의 대상으로 떠오르자 사업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날 포스코강판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얀마법인(Myanmar POSCO C&C)의 합작 파트너사인 MEHL과 관련한 이슈가 제기됨에 따라, MEHL과의 합작 관계를 종료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포스코강판은 MEHL과 미얀마법인을 1997년 설립한 이래 미얀마에서 철강지붕재를 생산하고 이를 현지에 공급하는 사업을 펼쳐왔다.

회사는 미얀마법인을 통해 국민들의 주거환경 개선, 현지 고용 창출, 그리고 현지 산업화 등 주요 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최근 미국과 영국 정부가 MEHL을 제재 대상에 올린 게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미얀마 군부의 학살 사태가 계속되자 업계와 인권 보호 단체에서는 포스코강판이 합작 관계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 6일 포스코가 미얀마에서 철강사업으로 버는 수익이 미미한 것도 합작관계 종료의 원인 중 하나라고 봤다. 

당시 로이터가 인용한 소식통은 "상대적으로 강판 사업은 그다지 덩치가 크지 않다"라며 "소유 구조도 포스코의 다른 미얀마 사업에 비해 훨씬 단순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합작관계를 어떻게 종료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포스코강판이 MEHL이 보유한 '미얀마 포스코 C&C' 지분 30%를 사들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강판은 "우선적으로 MEHL의 보유 지분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미얀마 철강 사업이 계속해서 미얀마 주거환경 개선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라며 "그동안 추진해온 미얀마 내 공헌 활동을 더욱 활성화해 미얀마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회사로 지속 성장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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