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가상화폐, 내재가치 없어"...투자 과열 우려
한미 중앙은행 수장 경고에도 하루만에 상승 전환

[일러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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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목소리로 암호화폐(가상화폐) 저격에 나섰지만 효과는 하루밖에 가지 못했다. 

이들이 경고 이후 약세를 보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만에 상승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15일 파월 의장은 '워싱턴DC 경제클럽'과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는 투기를 위한 수단"이라며 "결제수단으로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때 비트코인은 6만5000달러를 눈앞에 두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6만1700달러까지 급락했다.

같은날 이주열 총재도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가 지급 수단으로 사용되는데 제약이 아주 많다"며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 "지금의 비트코인 가격은 이상 급등이 아닌가 싶다. 비트코인 가격이 왜 이렇게 높은지를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암호자산은 내재가치가 없다"고 한 발언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그는 "암호자산은 적정 가격을 산정하기 어렵고 가격 변동성도 매우 크다"며 "암호자산 투자가 과도해지면 투자자 관련 대출 등 금융안정 위험이 커진다"며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우려와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미 중앙은행 수장들의 연이은 경고에 해외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주춤하기 시작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 15분께 비트코인은 7956만원에 거래됐다. 이날 오후에는 7875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해외 비트코인 가격과 비교하면 소폭 하락을 기록한 것이지만 앞서 8100만원을 바라보고 있던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이들의 경고가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이랬던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만에 다시 급등하고 있다.

16일 해외 가상잔산 거래소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오전 9시 34분 기준(한국시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54% 상승한 6만3490.6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거래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오전 10시 27분 기준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1.67% 오른 8099만7000원을 기록했다.

다른 국내거래소인 빗썸에선 같은시각 비트코인은 8061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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