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년 1000억 달러 계획까지 합치면 삼성전자 투자보다 많아
1분기 실적도 호조...매출 전년동기比 16.7%↑·순이익 19.4%↑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올해 설비 투자액을 300억달러(약 33조5000억원)로 더 올렸다.

회사 측은 반도체 부족 현상을 진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 크게 벌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삼성전자가 그 뒤를 쫓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빈과일보 등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전날 1분기 기업실적 설명회에서 올해 설비투자를 기존 250억~280억달러(약 28~31조원)에서 역대 최대인 300억달러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2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해당 투자금은 이날 발표한 300억달러와는 별개다.

이는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예고한 투자 계획보다 더 크고, 더 빨리 진행되는 셈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향후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TSMC는 올해 설비투자를 늘려 5세대 이동통신(5G)과 고성능 컴퓨팅(HPC) 및 특수 제조공정에 대한 고객사의 수요를 맞출 예정이다.

이와 관련 웨이저자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반도체 산업은 12% 성장하고 파운드리 업계도 16%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업계 고객의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도 3분기 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웨이 CEO는 빨라도 내후년에야 반도체 품귀현상이 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의 수요를 고려해 조만간 생산 확충 계획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TSMC가 공개한 2021년 1분기 실적 자료. 7나노미터(nm) 공정 제품 비중이 가장 크다. [사진=TSMC 자료 갈무리]

TSMC가 이처럼 반도체 경쟁력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호실적을 거둔 올 1분기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 

같은 날 회사는 1분기 매출이 3624억 대만달러(약14조3000억원)로 작년 4분기(3615억3300만 대만달러) 대비 0.2%, 전년 동기(3105억9700만 대만달러) 대비 16.7%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도 작년 동기 대비 17.1% 늘어난 1505억3800만 대만달러(약 5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순이익도 작년 동기 대비 19.4% 늘어난 1396억9000만 대만달러(5조5009억원)로 호조세를 보였다. 

향후 전망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황런자오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르면 TSMC의 2분기 매출액은 2.17% 늘어난 129억~132억달러(약 14조3796억~14조7140억원), 영업이익률도 38.5~40.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TSMC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기조에 따라 중국 기업과 거래를 끊는 등 미국 내 사업 확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앞서 주요 고객이던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화웨이·파이티움 거래를 끊은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설계 업체인 페이텅의 생산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해당 기업들이 미국의 안보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며 블랙리스트 명단에 이들의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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