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음주운전 단속 심해지면서 대리운전 시장 급성장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일반적으로 취객들은 골치 아픈 존재로 인식된다.

만취할 경우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아닌가 보인다.

주류 회사처럼 특별한 케이스가 아닌 한 취객들이 반갑지 않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가 전혀 없지는 않다.

알코올을 조금이라고 섭취한 취객을 하나님 같은 고객으로 여겨야 하는 기업들이 분명히 있다.

당장 생각나는 것이 아마도 대리운전 업체들이 아닌가 보인다.

한국만 사례로 놓고 봐도 좋다.

중국 징지르바오(經濟日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수많은 대리운전 어플 업체들이 30만여 명이나 되는 인력을 두고 영업을 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면 한국보다 인구가 30배 가까이나 많은 중국은 이 시장이 아직 폭발적이지 않다.

2020년을 기준으로 400억 위안(元. 6조8000억 원) 전후 규모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보다 적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미래 전망은 밝다.

2025년에는 최소 2000억 위안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시장에는 현재 중국판 우버(Uber)로 불리는 디디추싱(滴滴出行) 계열의 디디다이자(滴滴代駕)를 비롯해 e다이자(代駕), 아이다이자(愛代駕), 웨이다이자(微代駕) 등이 참여, 접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조만간 모 기업의 막강한 자금력이 경쟁력의 원천인 디디다이자가 시장을 완전 평정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늦어도 2∼3년 내에는 가능할 전망이다.

디디다이자는 지난 2015년 7월 말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시장에 선을 보이자마자 바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사업에 투신한 지 채 1년도 안돼 시장의 70%를 안 돼 장악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2020년을 기준으로 대략 연 280억 위안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조금 더 업체의 규모가 커질 경우 미 나스닥까지는 몰라도 중국이나 홍콩 증시에는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

디디다이자가 창업 6년이 채 안 된 상황에서 상당한 규모의 업체로 발전한 것은 역시 자동차의 급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2011년 6월에 9846만대였던 중국의 자동차 대수가 올해 4월을 기준으로 3억8000만대 가량으로 급증했으니 수요가 폭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모기업의 평판이 가져다주는 신뢰도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거의 압도적이라고 해도 좋다.

여기에 직장인들이나 자영업자들의 술 문화가 여전한 현실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저렴한 비용도 꼽아야 한다.

현재 디디다이자의 이용료는 지역 및 시간 별로 각각 다르다.

베이징의 경우 아침 6시∼오후 10시의 기본요금이 10킬로미터에 36 위안에 지나지 않는다.

기본요금이 넘을 거리일 경우 매 킬로미터 당 20 위안을 더 내면 된다.

12시부터 아침 6시까지의 경우는 기본요금이 96 위안까지 치솟으나 안전을 생각한다면 비싼 가격이라고 하기 어렵다.

디디다이자의 한 여성 대리운전 기사. 호주 방송에도 소개될 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제공=징지르바오.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것은 역시 음주운전에 대한 당국의 강력 근절 의지를 꼽아야 하지 않나 보인다.

중국의 음주운전 단속은 금세기 초까지만 해도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다.

또 단속 경찰들이 뇌물을 받고 슬쩍 넘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한국 이상으로 철저하게 단속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뇌물을 주다 걸릴 경우 가중처벌도 각오해야 한다.

이에 대해 베이징 시민 청하이밍(程海銘) 씨는 “지금 음주운전을 하면 정말 큰일이 난다. 감옥에 가는 것은 기본이다. 외국인들은 추방까지 각오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뇌물을 주는 것은 제 무덤을 파는 행위가 된다. 운전대를 대리기사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이다.”라면서 현실을 설명했다. 대리운전 수요는 시간이 갈수록 커진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이외에 디디다이자가 고객과 대리운전 기사 및 차량의 안전을 위해 최고 300만 위안을 보상하는 보험 상품에 가입한 것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고객 입장에서는 업체에 대한 신뢰가 배가되지 않을 까닭이 없다.

상하이(上海)의 자영업자 예스융(葉實永) 씨가 “솔직히 자신의 자동차 차량 운전을 남에게 맡긴다는 것은 상당히 꺼림칙한 일이다. 사고라도 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그러나 최고 300만 위안까지 보상해주는 보험이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면서 자신이 디디다이자의 열혈한 이용자라고 말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디디다이자의 TV 광고. 대리운전 시장의 압도적 1위 기업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듯하다./제공=징지르바오.

디디다이자는 아직 규모가 상당히 크지 않기는 해도 고용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올해 4월 중순 기준으로 연 인원 20만 명의 대리운전 기사를 확보한 사실을 보면 진짜 그렇다고 해야 한다.

물론 이들은 특별한 예외가 아닌 한 월 평균 5000 위안 이상은 벌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기사들이 투잡을 뛰는 직장인들이거나 여성들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얘기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고용 시장에 기여하는 바가 나름 크다고 할 수 있다.

향후 매년 평균 6% 씩 성장할 것이 확실한 경제 활황 전망을 볼 때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 수가 수년 내에 5억 대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음주 문화가 단기간에 변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대리운전 서비스 시장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디디다이자의 몸집도 계속 커지게 될 것이 확실하다.

업계 일부에서 디디다이자의 향후 몸값이 모기업인 디디추생보다 더 많이 나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크게 이상하지 않다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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