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 TSMC 따라잡고, 키옥시아·마이크론 추격 따돌리기
커지는 대외 불확실성에 이재용 사면론 힘 받아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다음달 공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4일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를 둘러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모습. [사진=삼성 제공]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지난 주말부터 업계에서 솔솔 피어나오는 관측이 있다. 다음 달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비슷한 시기에 삼성전자가 50조원~7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의 본질은 최근 삼성전자에게 도래한 두 가지 위기를 극복하는 데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는 대만 TSMC에 견줄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최근 야금야금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후발주자들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는 게 핵심이다.

◇ '파운드리 생산능력'에 방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가장 큰 경쟁사는 대만 TSMC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TSMC에 밀리며 사실상 2위 자리로 내려간 상황이다.

TSMC는 삼성보다 앞서 당장 운용이 가능한 올해 설비투자금 300억달러(약 33조원)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TSMC는 이를 통해 5세대 이동통신(5G)과 고성능 컴퓨팅(HPC) 및 특수 제조가 필요한 제품과 관련해 고객사의 수요를 맞추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인텔까지도 200억달러(약 22조원) 투자를 단행해 파운드리 시장에 재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이에 내달 삼성전자가 발표할 투자 계획에도 설비 확대와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미국 내 인프라 확장과 관련된 내용이 다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입해 추가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하고 텍사스주 오스틴시를 유력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지연된 경기도 평택 캠퍼스 P3라인에 대한 신규 투자 계획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연합뉴스]

◇ 메모리 '기술격차'도 핵심...후발주자 반격 맞서야

설비 투자가 단행된다면 대대적인 기술 격차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의 D램 시장 점유율은 2016년 46.6%에서 지난해 41.7%까지 떨어졌다. 4년 연속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낸드플래시 비슷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17년 38.7%까지 상승했다가 지난해 33.9%까지 빠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점유율 변동이 최근 반도체 시장의 후발주자들이 기술 개발에 있어 점점 격차를 좁히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미국의 마이크론은 D램 시장에서 2016년 20.4%에서 23.5%로 야금야금 시장 점유율을 키웠다.

일본의 키옥시아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2017년 16.5%에서 18.9%로 몸집을 키웠다. 마이크론도 같은 기간 10.9%에서 11.4%로 경쟁력을 높였다. 

이는 반도체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선두에 있던 기업의 개발 속도는 더뎌지는 반면 후발주자의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는 시장 원리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은 이번 투자 계획에 연구·개발(R&D)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R&D 투자에 전년보다 1조원 늘어난 21조2000억원을 투자하며 사상 최대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일본 키옥시아는 반도체 업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키옥시아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서버 등에 들어가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칩을 생산하는 업체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경제단체에서는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이를 이끌어줄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하고 있어 주목된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삼성전자, TSMC 등이 참석한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관계자들에게 미국 내 인프라 확대를 통해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을 진화하는 데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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