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에 2~3곳 인수 희망…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 매각 추진 여부 관심

[사진=대우건설 제공]
[사진=대우건설 제공]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몸값이 높아진 대우건설의 매각설이 솔솔 흘러 나온다.

다만 매각설의 진원지는 대우건설을 관리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아닌 금융시장에서다.

지난 2019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년 정도를 거쳐 시기가 좋아지면 기업가치를 높여 판매하겠다"는 국정감사에서의 발언을 근거로 올해가 대우건설 매각의 적기라는 분석이 내놓고 있는 것.

대우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연결 실적)은 5583억원으로 전년보다 53.3%나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보면 영업이익은 25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465.4% 증가했다.

이에 대우건설의 실적 기대감은 이어지고 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0년 3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개선 흐름을 보이는 건축·주택 부문의 매출 확대가 실적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라며 "매각 과정에서 인수 주체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매각 과정에서의 기업가치 제고 측면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에선 실적 호조로 기업가치가 적당히 높아졌다는 판단에 대우건설 인수 희망자들이 하나둘 나오는 분위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인수 희망자는 2~3곳이다.

이 가운데 최근 두산솔루스를 인수한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인수에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지분 50.75%)가 최대주주다. 산은은 2019년 사모펀드 형태로 보유하던 대우건설을 KDB인베스트먼트로 넘겼다.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추진된다면 이번이 세 번째다.

대우건설은 대우그룹 해체 이후 워크아웃을 거쳐 2006년 금호아시아나에 넘어갔다. 인수자금을 감당하지 못한 금호가 3년 만에 매물로 내놓으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2011년 대우건설을 떠안은 산업은행은 2017년 공개매각을 통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역시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장 부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무산됐다.

이에 산은도 대우건설 매각에 매우 신중한 모습이다.

금융권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매각 작업을 본격화했다기보다는 인수 희망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매각 정지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건설 실적이 좋아지니까 관심을 가진 곳들이 인수 의향을 밝히는 단계"라고 전했다.

다만 대우건설이 본격적인 매물로 나오면 눈여겨볼 인수자가 많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고 싶은 지방건설사나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시장에 진출하려는 대형건설사, 실적개선 가시성이 높아 기업가치 상향을 바라보는 사모펀드(PEF) 등 잠재적 매수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