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고서, 2019년 반도체 경기 침체때 결과...작년 반도체로 '코로나 위기' 넘겨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현장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현장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지난 2019년 미국 등 세계경제는 호황기를 맞아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한국 경제는 반도체 값이 떨어지고 재고가 넘쳐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는 꽁꽁 얼어붙었지만 우리나라는 반도체 경기가 호황기로 접어들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 어려움을 잘 넘겼다. 

시중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한국 수출의 반도체 의존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효과와 충격도 그만큼 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산업의존도 요인분해를 통한 우리 경제 IT산업 의존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반도체의 수출 의존도(통관수출내 해당 산업 비중)는 17.9%로 가장 높았다. 

2019년 당시는 반도체 경기가 한풀 꺾여을 때로 지금은 이 보다 수출 의존도가 더욱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다음으론 자동차(12.2%)·기계(11.5%)·석유화학(11.3%)·철강(8.1%)·디스플레이(5.6%)·휴대폰(3.4%) 순이다.

산업별 수출의존도 변화 추이. [자료=한국은행]
산업별 수출의존도 변화 추이. [자료=한국은행]

2009년과 비교하면 의존도 상승 폭 역시 반도체가 8.9%포인트(p)로 가장 컸다.

10년 사이 반도체 의존도가 약 9%p나 뛰었다는 뜻으로, 석유화학(1.2%p)·자동차(1.0%p)·배터리(0.6%p)·휴대폰(-4.8%p)·디스플레이(-5.8%p) 등을 크게 웃돌았다.

반도체 의존도 상승폭을 ▲글로벌 교역구조 ▲국제경쟁력 ▲전산업 성장요인으로 분해한 결과, 각 요소의 기여도는 3.1%p, 4.7%p, 1.4%p로 나타났다.

박재현 한은 조사국 동향분석팀 과장은 "2010년 이후 반도체 부문 의존도 상승은 우리 기업들이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교역구조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며 "이런 산업구조는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회복 과정에서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일정 부문에 대한 의존도 확대는 예상하지 못한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전체 경제의 충격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플랫폼산업, 전기차, 전기·수소 추진 선박, 자율주행차 등 산업간 융·복합을 통해 새로 창출되는 시장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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