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네시스·SUV 인기에 영업익 91.8%↑...기아도 RV 호조에 영업익 142.2%↑
대체소자 발굴·연간 발주 등 전략적 대책으로 차량용 반도체 확보 예고

 [사진=현대차 HMG저널]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22일 현대차그룹의 형제가 나란히 1분기 깜짝 실적을 공개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91.8%, 142.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2분기에도 이 같은 상승세를 지속하려면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원화 강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악재도 넘어서야 하는 상황이다.

먼저 현대차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656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1.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6년 2분기(1조7618억원)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작년 동기 대비 2.6%포인트(p) 상승한 6.0%을 기록하며 2016년 2분기(7.1%)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27조3909억원으로 확인됐다. 순이익은 1조5222억원으로 175.4% 늘어났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1분기 판매량이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는 1분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100만281대를 판매해 작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성적을 냈다.

국내 시장에서는 투싼과 GV70 등 신차 판매가 작년 1분기와 비교해 16.6% 늘어나며 호조세를 보였다. 해외 시장에서는 인도와 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판매 회복세로 9.5% 증가한 81만4868대를 판매했다.

차종별로 보면 고가 브랜드 제네시스가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1분기 1.8%에서 올해 동기 4.3%로, SUV(스포츠유틸리티)는 42.9%에서 44.3%로 늘어났다. 사실상 SUV와 제네시스 판매 비중이 48.6%로 절반을 차지한 셈이다.

기아도 올해 1분기 고수익 차종인 레저용 차량(RV) 판매 호조에 힘 입어 깜짝 실적을 내놓았다.

기아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76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2.2% 증가한 성적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 1조2816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1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동기 대비 3.4%p 상승한 6.5%를 찍었다. 매출액도 작년 1분기보다 13.8% 증가한 16조5817억원을, 순이익은 289.2% 늘어난 1조35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68만9990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11.4% 증가한 13만75대를, 해외에서는 5.3% 상승한 55만9915대를 팔았다.

국내에서는 쏘렌토·카니발·K5, 해외에서는 셀토스·쏘넷 등 신차 모델이 인기가 좋았다.

특히 RV 판매 비중은 작년 동기 대비 6.4%p 늘어난 59.7%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해 수익성 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 양재동 사옥 [사진=기아/연합뉴스]

다만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 현대차·기아에 드리운 악재를 넘어서야만 2분기에도 호조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차는 전방 카메라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 7~14일 코나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어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도 이달 들어 4일간 가동을 멈췄다.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은 "1분기에는 전사 차원에서 부품을 관리해 재고를 확보하고 생산 계획을 조정해 차질을 최소화했다"라면서도 "이런 노력에도 자동차 수요의 빠른 회복에 따라 반도체 부품이 조기 소진되고 있고 텍사스 한파와 일본 르네사스 화재 등 외부 요인으로 반도체 수급의 어려움은 예상했던 것보다 장기화할 양상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현대차는 대체 소자 발굴과 연간 발주를 통해 선제적으로 재고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기존 반도체를 대신할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대책을 다각화하겠다는 것이다.

기아도 반도체 공급난을 극복하기 위해 유연한 생산 계획 조정 등을 통해 수익성 강화를 꾀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RV 모델 중심의 판매를 지속하는 동시에 K8 판매 확대에 집중한다.

양사는 이 밖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재확산 등 각종 리스크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1분기 EV(전기차) 전략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아이오닉5 후속 차종인 '아이오닉6'를 내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기 세단을 확대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동화 추진에 맞서겠다는 포부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 8개 차종 16만대를 판매할 계획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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