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오는 26일 오전 9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미 버라이어티 "윤여정, 오스카 여우조연상 유력"

영화 '미나리'에서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 [사진=판씨네마 제공/연합뉴스]
영화 '미나리'에서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 [사진=판씨네마 제공/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를 품에 안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독립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윤여정은 미국 현지 시간 25일 오후, 한국 시간 26일 오전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여우조연상 후보로 레드카펫을 밟는다.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고 연출한 영화 '미나리'는 1980년 남부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그린다. 

윤여정은 딸 모니카(한예리)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간 순자를 연기했다.

영화는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 공개 이후 크고 작은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100여 개가 넘는 상을 받았고 이 중 30여 개를 윤여정이 받으면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의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특히 미국배우조합상(SAG) 수상 이후 미국 현지 매체들은 윤여정의 수상이 유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 연예 전문매체인 버라이어티는 21일(현지시간) 오스카 수상 예측 후보와 관련해 수상유력 후보(will win), 수상가능 후보(Could win), 마땅히 수상해야 할 후보(Should win), 오스카 후보에 올랐어야 할 후보(Should have been here) 등 4부문으로 나눠 보도했다.

버라이어티는 여우조연상 부문에서 윤여정을 수상유력 후보와 마땅히 수상해야할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버라이어티는 윤여정이 미국배우조합상과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 상을 수상한 점을 언급하며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할 두번째 아시아 여성이 될 궤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윤여정이 수상하면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한국 최초의 배우 최초이자,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아시아 배우가 된다.

같은날 AFP통신은 윤여정이 채드윅 보스만(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출연), 영국 흑인 배우 다니엘 칼루야(유다 그리고 블랙메시아 출연)와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이 유력한 유색인종 배우라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주로 백인 남성층만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은 아카데미 시상식은 최근 몇년간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 영화 예술과학 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nece)의 회원 자격을 대폭 개편해 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새로운 오스카 수상자를 배출하려고 노력해왔다.

AFP통신은 "현재 오스카의 경우 예년과 놀랄만큼 다르다"고 평가하면서 윤여정을 포함해 3명의 유색인종 배우가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에서 유력한 수상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과 각본상,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한 바 있다.

한편, 후보 지명 당시 윤여정은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경쟁을 싫어한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심적 괴로움을 느낀다"며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3일 시상식 참석을 위해 LA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고민 끝에 시상식 참석을 결정한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용히 출국하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린다"며 "수상 때마다 기쁨을 함께해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인사를 전했다.

'미나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음악상 등 주요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감독상은 지난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이후 압도적인 수상 기록을 이어 온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노매드랜드'와 '미나리' 외에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 '프라미싱 영 우먼', '더 파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맹크', '사운드 오브 메탈' 등 8개 작품이 작품상을 놓고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미국 서부 시간 기준 25일 오후 5시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ABC방송을 통해 전 세계 225개국에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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