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업데이트가 모바일 광고 업계에 중대한 영향 미칠 것"
마스크 쓰고 잠금해제 가능...AI비서 '시리' 남성목소리 추가

애플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애플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 [사진=EPA/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아이폰 이용자들은 앞으로 아이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앱)이 자신의 검색 활동이나 이용 기록을 추적해도 될지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동의없는 맞춤형 광고(타깃 광고)에 노출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26일(현지시간) 아이폰 운영체제(OS) 새 버전인 iOS 14.5를 발표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앱 추적 투명성(ATT)'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지난해 6월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공개된 'ATT' 기능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 앱 활동정보를 추적하는 방법을 사용자에게 안내하도록 하고, 사용자에게 추적 허용여부의 선택권을 제공하도록 하는 기능이다.

새 iOS 업데이트를 거치면, 어떤 앱이 아이폰 내 다른 앱 또는 웹사이트에서 사용자의 활동 정보를 추적할 경우, 이용자들은 "해당 앱의 추적을 허용하시겠습니까"라는 안내 메시지를 받게 된다.

사용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추적은 금지된다.

사용자의 활동 정보 추적은 맞춤형 광고와 연관이 깊다. 

iOS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마다 고유한 '광고주용 식별자(IDFA)'를 부여받는다.

이용자가 애플 기기 내 앱을 통해 물건을 거래한 내역과 웹사이트에서 검색한 기록, 앱 다운로드 내역, 최근 위치 등이 IDFA에 저장된다.

페이스북과 같은 광고주·앱 사업자들은 그동안 IDFA에 저장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활용해 각 이용자들에게 맞춤형 광고를 보냈다.

한 웹사이트에서 의류를 검색하면 다른 웹사이트나 앱에서 의류 광고가 등장하는 이유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이전에도 설정을 통해 각각의 앱이 IDFA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할 수 있었다. 

다만 그러려면 설정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 차단 기능을 활성화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자동으로 팝업 창이 뜨도록 바뀌는 것이다.

앱 개발자와 소셜미디어, 광고 업계에서는 상당수의 사용자들이 앱 추적 투명성 기능에서 '접근 차단'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페이스북 등 광고주들은 앞으로 이용자 개개인의 신원 정보나 취향·관심사를 반영한 맞춤형 광고를 보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다만 WSJ은 이용자들이 추적을 거부한다고 해서 광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WSJ은 "광고주들과 앱개발자들은 애플의 새 방침으로 인해 사용자들의 관심사와 무관한 광고들이 도배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무료 앱이 의존해온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이 무너지면서 유료 앱의 숫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CNBC 또한 이번 조치가 "모바일 광고의 작동 방식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많은 광고주은 애플의 사생활 보호 조치가 표적 광고의 효율성과 수익을 떨어뜨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광고주는 물론 앱 개발자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애플은 이번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애플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싶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우리가 어디에 있었고,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 등 해당 정보들은 사용자가 제어할 자격이 있고 마땅히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이번 업데이트에서 애플워치 이용자는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페이스ID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페이스ID는 얼굴 앞에 아이폰을 갖다 대면 비밀번호 입력없이 잠금이 해제되는 기능이다.

이외에도 아이폰의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시리(Siri)'에 남성 목소리 추가했고, 기본 이모티콘을 추가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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