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이익 9.3조원...스마트폰 가전 `굿' 반도체는 기대 못미쳐
증권가 "반도체 영업익, 2분기에는 예상치 10조3000억원과 비슷할 전망"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2분기에는 메모리반도체 호황과 맞물려 실적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사진은 29일 서초동 삼성딜라이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삼성전자가 올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였지만 메모리 반도체 호황기에 따라 실적이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29일 삼성전자는 1분기 경영실적을 공시하며 스마트폰과 가전에 힘 입어 9조3000억원(연결 기준)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매출은 65조3900억원으로 역대 1분기 매출 중 가장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 시장이 활성화되고 집에 오래 머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세트 부문이 호실적을 보였다.

다만 '슈퍼사이클'(가격상승 추세)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반도체 성적표는 저조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매출은 19조100억원으로 양호한 편에 속했지만, 영업이익은 3조3700억원에 그쳤다. 

작년 동기(4조1200억원)뿐만 아니라 직전 분기(3조8500억원)보다도 낮은 성적이다.

PC와 모바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은 나쁘지 않았지만, 낸드 플래시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신규 라인을 운용하는 데 초기 비용이 투입된 것이 영향을 줬다.

여기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이 대대적인 한파로 가동 중단 조치를 내린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29일 종가 기준 8만1700원으로 전날 대비 0.49%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다.

기록적인 한파로 가동이 중단됐던 삼성전자 오스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은 지난 3월 말 정상 가동단계에 들어갔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다만 증권가에서는 2분기부터 삼성전자의 반도체 성적이 소폭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성적이 좋아지고 오히려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스마트폰 출하량은 1분기와 2분기 비슷한 수준이지만, 삼성의 최신 모델 갤럭시S21가 한 달 이상 조기 출시된 만큼 이미 많은 물량이 출하됐기 때문이다.

실제 갤럭시S21은 조기 출시 효과로 지난 2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점유율 1위(23.1%)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은 2분기부터 본격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PC용 D램의 가격은 당초 전망치(13~18%)보다 10%포인트 상승한 23~28%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서버용 D램 가격도 기존 전망치 20%보다 높은 20~25%로 수정됐다.

올해 2분기 D램 전체 평균 가격도 당초 전망치 13~18%보다 5%포인트 상향한 18~23%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이 지난 3월 말부터 재가동 작업에 들어간 것도 반도체 실적 개선에 호조세로 작용할 전망이다.

송명섭 연구원은 "오는 2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당초 예상치와 비슷한 10조3000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도 "D램을 중심으로 응용처 전반의 수요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2분기에는 영업이익 상당 부분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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