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현대차 106%↑·기아 78%↑...계속되는 반도체 기근 속 '선방'
미국에서도 역대급 성적표...팰리세이드·셀토스·쏘렌토 등 SUV 모델 견인차 역할 톡톡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본사. [사진=HMG저널 제공]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형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저효과로 지난 4월 국내외 판매에서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두 회사는 반도체 부족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SUV) 호조세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기분 좋게 2분기를 시작했다.

3일 현대차·기아는 전자공시시스템(다트)를 통해 올해 4월 잠정 영업실적 내용을 공개했다.

먼저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7만219만대, 해외에서는 27만 5558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4만5777대를 판매했다.

비록 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는 18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판매량도 전년 대비 106% 증가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수소전기차 '넥쏘'가 지난달 1265대 판매되며 처음으로 월 1000대 판매를 넘어서는 호조세를 보였다.

기아의 글로벌 판매량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공시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4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5만1128대, 해외 19만8606대 등 전년 동기 대비 78.0% 증가한 24만973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볼 때 국내는 1.5% 증가, 해외는 120.9% 증가한 성적을 낸 것이다.

차종별로는 스포티지가 2만7955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셀토스(2만6864대)·K3(2만2591대)가 그 뒤를 이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판매가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각 권역별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이어가겠다"라며 "주요 신차들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관계자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전용 전기차 EV6와 (K7 후속모델인) K8 및 5세대 스포티지 등 경쟁력 있는 신형 차량으로 판매 모멘텀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모델 '넥쏘'. [사진=현대차 제공]

한편 두 회사는 특히 주요 판매 거점인 '미국'에서도 역대급 성적표를 받았다.

3일 기아 미국법인(KMA)은 지난달 판매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121.3% 증가한 7만177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법인(HMA)도 지난 4월 7만7523대 차량을 판매했다. 현대차는 관련 내용을 오는 4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현대차·기아의 올 4월 미국 시장 판매기록은 역대 월간 최대 판매량으로 기록된 지난 3월보다 각각 2000대(7만5403대)와 4000대(6만6523대)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의 인기가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팰리세이드를 포함한 현대차의 미국 내 판매 모델 11개 중 절반은 SUV로 구성돼 있다. 기아 또한 전체 판매모델 13개 중 SUV가 7개를 차지하고 있다.

일례로 기아의 대표 SUV 모델 셀토스는 지난 4월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51.8% 늘어난 6471대가 팔렸고, 쏘렌토(1040대)·스포티지(8094대)·텔루라이드(8195대) 등도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였다.

기아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쏘렌토'. [사진=기아 제공]

한편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이같은 흥행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도체 부품 조달 등 현재 자동차 업계에 도래한 문제점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현대차는 계기판 등에 쓰이는 차량용 반도체 재고가 부족해 울산4공장 포터 생산을 오는 6일부터 7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7일~14일 반도체와 구동모터 수급 문제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코나 등을 만드는 울산1공장을 휴업했고, 아산공장도 4일 가량 멈췄다.

아직 휴업에 들어가지 않은 기아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6일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4월까지는 기존 재고로 대응했지만 이제는 바닥을 보이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공급 이슈의 가장 어려운 시점은 5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사는 반도체 대체 소자 발굴과 연간 발주 등으로 재고 확보에 나서는 등 생산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