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오는 6월 태국·대만 시장 진출"...네이버 "일본 시장 1위 탈환"

[사진=각 사 제공]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카카오와 네이버의 글로벌 웹툰 전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양사가 세계 최대 규모의 콘텐츠 시장인 미국을 선점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각각 상대방 텃밭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카카오와 네이버가 미국에 이어 동남아와 일본에서 다시 한 번 맞붙는 모양새다.

◇ 카카오엔터, 동남아 시장 진출...태국·대만서 네이버에 도전

6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오는 6월 태국과 대만 시장에서 웹툰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장기적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성장을 글로벌 진출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날 카카오의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글로벌 플랫폼 네트워크 확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면서 "오는 6월 대만과 태국을 시작으로 더 넓은 글로벌 무대에서 스토리 엔터테인먼트의 혁신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사진=카카오 제공]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가 올해 태국과 대만 등 동남아 웹툰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태국의 전자책시장 규모는 연평균 13.6%씩 성장해 2022년에는 1억48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태국은 일본의 동남아 전진 산업 기지 국가로 오랜 기간 투자가 이뤄진 것은 물론 지난 2014년 네이버 웹툰이 현지 진출하면서 새로운 콘텐츠 시장을 형성해가고 있다.

대만의 경우 태국보다 시장 규모는 작은 수준이지만 중국 진출의 성공 여부를 점쳐볼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동남아 최대 규모 시장으로 평가되는 인도네시아는 총 인구 수가 2억7000만여 명에 달한다. 단순히 인구수만 많은 것이 아니다.

지난 1월 인도네시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27.94%가 Z세대(1997~2012년 출생), 25.87%가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출생)이다.

예컨대 국가 경제성장과 소비의 원동력이 되는 MZ세대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동남아 시장은 네이버가 선점한 지역이다.

특히 카카오가 올해 진출을 앞둔 태국의 경우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의 주 무대이다.

월간 이용자가 4700만명이 넘는 라인 메신저를 기반으로 네이버는 라인웹툰은 물론 라인그룹 최초의 뱅킹 플랫폼인 `라인BK` 등 다양한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또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9일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인도네시아 최대 종합 미디어 그룹인 `엠텍`에 전략적 투자를 집행하며 글로벌에서 다양한 사업 확장을 위한 기회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카카오가 올해 동남아에 본격 진출하면서 네이버와의 대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제공]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제공]

◇ 네이버 "일본 시장서 1위 탈환 위해 콘텐츠 강화"

네이버는 올해 카카오재팬의 `픽코마`에 밀리고 있는 일본 웹툰 시장에서 반등을 꾀한다.

지난달 29일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카카오와 경쟁 중인 일본 웹툰 시장에 대해 `1위 탈환` 목표를 내세웠다.

박 CFO는 "일본 현지 1분기 사용자 수는 전년보다 40% 이상 증가했고 거래액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1위 탈환을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소싱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일본 웹툰 시장의 전통 강호는 네이버였다.

일본 국민 메신저인 `라인`을 등에 업은 `라인망가`는 2013년 출시 이후 꾸준히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라인망가의 자리를 카카오가 빼앗았다.

글로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비게임 부문 앱 매출 순위 기준으로 픽코마가 1위에 올랐다.

픽코마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비게임 앱 매출 순위 기준으로는 9위를 기록했다.

반면 ‘라인망가’는 일본 비게임 부문 앱 매출 순위 2위로 밀려났고 전 세계 비게임 앱 매출 순위 1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로 폭발하다시피 한 웹툰 플랫폼 수요를 픽코마가 그대로 흡수하며 일본 웹툰 시장 1위에 오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라인망가를 포함한 대부분 앱이 만화책 한 권 분량의 단행본 연재 방식을 적용하고 있지만, 픽코마는 모바일 콘텐츠에 맞는 에피소드 단위 연재로 차별화를 꾀했다는 것이다.

이에 박 CFO는 "라인망가는 무엇보다 콘텐츠 소비량 증가에 집중하고 있다"며 "콘텐츠 추천 로직 변경, 사용자 혜택 및 고객관계관리(CRM) 다변화 등을 통해 서비스 방문 빈도를 올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재형 콘텐츠 비중을 강화해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2배 정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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