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SKIET 시간대별 주가 그래프가 표시되어 있다. 21만원에 거래된 SKIET 시초가는 상장 직후 소폭 상승했으나 이후 장중 약 20% 이상 하락하다 결국 0000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SKIET 시간대별 주가 그래프가 표시되어 있다. 21만원에 거래된 SKIET 시초가는 상장 직후 소폭 상승했으나 이후 장중 약 20% 이상 하락하다 결국 26.43% 떨어진 15만4500원으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공모주’ 사상 최대 금액인 81조원의 증거금을 끌어 모으며 큰 관심을 모았던 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상장 첫날 기대와 달리 폭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SKIET는 11일 공모가(10만5000원)의 두배인 21만원으로 시초가를 형성, 보합으로 시작한 뒤 한때 22만2500원(5.95%)까지 올랐으나, 곧바로 수직하강 한때 25.95% 하락한 15만5500원을 기록했다.

SKIET는 이후 -20~-25%대에서 등락을 계속하다, 결국 시초가 대비 26.43%(5만5500원) 폭락한 15만4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SKIET의 시가총액은 11조155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상장사 중 36위(우선주 제외)다.

이에 앞서 SKIET는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청약 증거금으로 역대 최대인 81조원을 끌어모으며 사실상 이날 '따상'(공모가의 두배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후 상한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이날 유통이 가능했던 SKIET의 주식수은 일반 공모주 641만7000주와 기관 물량 중 의무보유확약기간이 없는 430만여주를 포함 1072만여주로, 전체 발행 주식의 15.04%에 불과해 따상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SKIET는 상장 첫날 맥없이 무너지며 투자자들의 고개를 떨구게 했다. 다만 이날 주가는 공모가보다 높아 아직까지 큰 피해를 입은 투자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SKIET의 주가 급락 원인으로 높은 공모가를 꼽고 있다. SKIET의 지난해 매출은 4693억원, 순이익은 882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공모가는 직전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때보다 3배나 높은 10만5000원에 형성되며 거품론이 불거졌다.

또한 이날 SKIET 주가의 폭락은 그 동안 공모주 열풍을 이끌었던 SK바이오사이언스와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 공모주의 주가하락과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실제로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 공모주들은 기대와 달리 실제 상장 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에 차익을 노린 외국인 투자자들이 물량을 쏟아내며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SKIET의 투자주체별 매매동향을 보면 외국인이 207만주 이상 순매도하며 주가하락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201만주)과 기관(8만2000주)은 순매수했다.

11일 오전 서울 한국거래소 사옥 신관 로비에서 열린 SK아이이테크놀로지(주)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연합뉴스]
11일 오전 서울 한국거래소 사옥 신관 로비에서 열린 SK아이이테크놀로지(주)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연합뉴스]

전문가들도 SKIET의 주가에 대해 당분간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3∼6개월 동안 주가는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식 과매수·과매도 과정을 거친 후 주가는 적정 가치에 점차 수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별 목표주가를 보면 유안타증권에서 10만∼16만원을 제시했고 하나금융투자 14만8000원, 메리츠증권 18만원 등 대부분 10만원대를 예상했다.

참고로 SKIET는 리튬이온 2차전지의 필수 소재인 배터리 분리막을 생산하는 회사로 지난 2019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해 설립됐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9.87포인트(1.23%) 하락한 3209.43으로 장을 마감했고, 코스닥도 14.19포인트(1.43%) 떨어진 978.61로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8원 오른 1119.6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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