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자국 공급망' 강조한 바이든 정책 반영...수소·UAM·자율주행 현지 생산 추진
美 상무부 화상 회의 참석하는 삼성 투자도 임박...한미 정상회담 전날 발표할 듯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사진=현대차 HMG저널]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향후 5년간 미국 시장에 74억달러(약 8조1417억원)을 투자해 전기 자동차를 현지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친환경 전환을 강조하는 미국 조바이든 대통령의 '그린뉴딜' 기조에 따라 현대차가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이에 다른 국내 기업의 미국 투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 초부터 바이든 대통령의 대외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만큼 17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하는 미국 투자 계획을 다음주 중으로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13일(현지시간) 현대차미국법인(HMA)은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달러(8조1417억원)를 투자해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 모델의 미국 현지 생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투자금은 현지 생산과 설비 확충을 비롯해 수소,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 결단이 내려진 배경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바이 아메리칸'과 '그린뉴딜' 정책 기조가 깔려있다.

바이 아메리칸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자 시절부터 강조해온 정책으로, 자국 경쟁력을 키우는 차원에서 미국 내 공급망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친환경 사업을 강화해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취지의 '그린뉴딜'은 최근 미국 내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힘 입어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 재가입하며, 전기차 분야를 그린뉴딜의 핵심 사업으로 지정했다.

현재 미 행정부는 1000억달러(약 8113조원)를 전기차 구매 보조금으로 책정했고, 관용차와 상용차의 전동화 전환과 대규모 충전소 설치 등 미래 모빌리티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이러한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선두로 현지 점유율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현지 생산 방안을 검토했다. 

또한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을 방문해 아이오닉 5를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제반 및 설비 사항을 전면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의 앨라배마 공장 전경. [사진=현대차 앨라배마 법인/연합뉴스]

한편 현대차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도 미국 내 투자 계획을 속속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기업은 단연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21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전날인 20일 미국 상무부 주재로 열리는 두 번째 반도체 화상 회의에 참석한다.

미국 인텔과 대만 TSMC 등 삼성의 최대 경쟁사인 글로벌 기업들이 바이든의 정책 기조에 화답하는 차원으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만큼 삼성도 더이상 발표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화상 회의에서 투자 계획을 밝힌 다음 정상회담에서 바이든과 문재인 대통령이 해당 내용을 공개하는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파운드리(위탁생산) 라인 두 곳을 증설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부터 텍사스 오스틴과 뉴욕 버펄로, 애리조나주 피닉스 등을 신규 설비 후보지로 검토해왔다.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 수준으로, 현재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기존 생산 설비가 있는 미국 오스틴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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