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일주일 만에 사망자 160여명 발생"...아직 집계되지 않은 사망자 포함 시 200명 육박
유엔 안보리 대책마련 위해 첫 공개회의 소집...미국 '이스라엘 편들기'에 공동성명 도출 실패

17일 새벽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불타는 팔레스타인 가자(Gaza)지구의 건물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Hamas) 간의 무력충돌이 일주일째 계속되면서 16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에 유엔 안전보상이사회(안보리)는 첫 화상회의를 개최해 이번 사태를 진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스라엘 우방국인 미국의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에 공동성명을 내지 못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기자지구에서 충돌 사태가 벌어졌던 지난 10일부터 현재까지 팔레스타인에서 153명, 이스라엘에서 1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중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서 사망한 어린이는 각각 42명과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17일(현지시간) 숨진 42명은 무력 충돌 발생 이래 가장 많은 사망자로 기록됐다.

여기에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의 한 시나고그(유대교회당)의 사상자 수가 아직 집계·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망자 숫자는 200명을 육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 휴전 협정을 할 것을 요청하며 사태 진화에 발 벗고 나섰다.

유엔 안보리는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 중단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첫 화상 공개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도 참석했다.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혈과 테러, 파괴의 무의미한 순환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라며 "유엔은 즉각적인 휴전을 위해 모든 관계자와 관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동등한 권리'를 강조하며 다소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유엔 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안전한 안보 속에서 살아갈 동등한 권리가 있다"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강경한 논조를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줄곧 이스라엘 측의 방위권을 지지하는 태도를 고수해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재차 지지하기도 했다.

다만 유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은 갈등을 위해 외교적 채널로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라며 "미국은 당사자들과 휴전을 추진한다면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국제사회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유엔 안보리는 이번 화상 회의에서 공동 성명을 내놓지 못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미국과의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 논의 위한 유엔 안보리 화상회의. [사진=유엔TV/연합뉴스]

특히 중국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향해 지나친 '편들기'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대외적인 비난에 나섰다.

중국의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유감스럽게도 한 국가의 반대로 안보리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라며 "미국이 책임감을 갖기를, 공정한 입장을 취하기를, 긴장 완화에 있어 국제사회 대부분과 함께 안보리를 지지하기를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유엔 안보리 내의 혼란 속에서 이번 유혈 사태의 장본인인 두 국가들도 쉽사리 휴전 협정에 손을 잡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자국의 하마스 공격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국제법에 엄격하게 부합한다"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리야드 알말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장관도 "(이스라엘 옹호국이) 방어권을 거론해줄 때마다 (이스라엘이) 잠자는 가족 전체를 계속 살해할 수 있을 만큼 대담해지고 있다"라며 반박했다.

한편 이번 화상 회의에서 국제사회가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당분간 무력 충돌 사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는 이미 지난 10일과 12일 두 차례 비공개 회의를 했지만 공동 성명을 채택하지 못했다.

당시에도 안보리 내에서는 이스라엘의 우방국인 미국이 반대 입장을 낸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유엔뿐만 아니라 이집트, 카타르 등이 중재에 나섰지만 큰 진전은 없었다.

이에 미국이 앞으로 어떠한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사태의 향방이 결정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은 "나의 행정부는 지속적 진정 상태를 위한 협력차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그리고 지역의 다른 파트너들과 계속 관여할 것"이라며 '외교적 관여'에 시동을 걸었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미국이 양국 간의 갈등에 변곡점을 찍을 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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