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결제 중단에 이어 테슬라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도 모두 처분할 수 있음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사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변하고 있다.

머스크는 16일(현지시각)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처분할 수 있다`는 한 누리꾼의 트위터 게시물에 "정말이다"라는 댓글을 달았다고 경제전문매체 CNBC 등이 보도했다.

`가상화폐 고래`라는 뜻의 아이디 `크립토 웨일`은 이날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에 테슬라가 비트코인 자산을 모두 처분한 사실을 알게 되면 자책할 것"이라며 "머스크에 대한 증오가 커지고 있지만 나는 그를 비난하지 않겠다"고 썼다.

해당 트윗에 머스크는 "정말이다(Indeed)"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날 머스크의 답변은 자신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팔지 않겠다고 밝힌 최근 입장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12일 비트코인 결제 중단 방침을 돌연 발표하면서도 테슬라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은 매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CNBC 방송은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매각하기보다는 보유하며, 앞으로 비트코인이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채굴하게 된다면 거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지 불과 며칠 만에 매각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 또한 "이는 머스크가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을 전량 팔거나 팔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며 "머스크가 비트코인 가격을 계속해서 흔들면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들의 가격은 출렁이고 있다.

글로벌 코인 시세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각으로 17일 오전 10시 17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5.87% 감소한 4만5160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오전 한때 비트코인은 4만4050달러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의 시세도 같은 시각 24시간 전보다 10.54% 폭락한 3424달러를 기록했다.

머스크의 지지를 받아온 도지코인 역시 5.26% 하락하며 49.08센트에 거래됐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가상자산은 하락세다.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 따르면 같은 시각 비트코인은 5421만7000원에 거래되며 5500만 원 선이 무너졌다.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던 이더리움 역시 이날 오전 10시 25분 기준 전날보다 7.35% 하락한 412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이처럼 머스크의 한마디에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요동치는 상황이 반복되자 머스크의 트윗 자체가 잘못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미국 벤처캐피탈인 유니온스퀘어벤처스의 프레드 윌슨 공동창업자는 "머스크가 게임을 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 그로 인해 머스크는 지난 1년 동안 존경심을 잃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윌슨은 "그가 자신의 재능으로 이뤄내는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하지만, 트위터를 통해 하는 것은 그만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