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스타벅스는 누구나 다 아는 글로벌 브랜드로 유명하다.

중국에서도 기염을 토하고 있다.

커피 시장 점유율이 2020년을 기준으로 36.4%를 기록했다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요즘 스타벅스는 이런 압도적 기염에도 불구, 중국 시장을 두고 고민이 많다고 한다.

경쟁업체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탓이다.

특히 토종업체들의 도전은 엄청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봐도 좋다.

지난해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신규 커피 전문 경쟁업체의 진출이 사업 위험 요인 중 하나라고 봐야 한다.”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만 봐도 스타벅스가 토종 경쟁업체들에게서 느끼는 위협과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지 않나 보인다.

이 토종업체들 중에 단연 발군의 기업은 한때 나스닥 상장에까지 성공해 기염을 토한 루이싱(瑞行. 영문명 루킨Luckin) 커피가 아니다.

루이싱이 분식 회계 비리를 저지른 탓에 지난해 상반기에 나스닥에서 퇴출당한 만큼 그럴 수도 없다.

루이싱 대신 천하의 스타벅스를 부담스럽게 만드는 주인공은 바로 지난 2016년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서 탄생한 헤이차(Hey Tea. 중문명 시차喜茶)라고 해야 한다.

출범 5년밖에 되지 않았으나 루이싱을 가볍게 제치고 스타벅스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에 안착해 있다.

점유율은 8.8%에 지나지 않으나 성장 속도로 미뤄볼 때 10% 돌파는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상장 역시 시간이 해결해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시장가치는 140억 위안(元. 2조4300억 원)에 불과(?)하나 상장될 경우 최소한 5배에서 10배로 뛸 것이 확실시된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에 소재한 한 헤이차 체인점에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의 풍경이나 최근에는 종종 보인다./제공=신징바오(新京報).

2021년 5월 중순을 기준으로 중국 전역과 홍콩, 싱가포르 등의 60여 개 도시에 700여개의 체인점을 보유하고 있는 헤이차가 스타벅스가 부담을 가질 정도로 성장한 비결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인터넷 시대에 발맞춰 영업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디지털화한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인공지능과 웨이신(微信. 영문명 위챗)을 활용한 무인점포가 갈수록 늘어나는 현실이 무엇보다 잘 말해준다.

그렇다고 유인점포가 완전 도태되는 분위기도 아니다.

고객들이 1시간을 기다린 끝에 원하는 음료를 살 수 있는 핫플레이스 매장들도 많다.

헤이차가 구축한 ‘GO’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 점포의 모습. 성공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제공=신징바오.

여기에 자체 개발한 배달 앱 및 무인 주문 시스템인 ‘고(GO)’를 적극 활용하면서 ‘배달 시장’ 등도 놓치지 않은 기민함도 거론해야 한다.

현재 이 ‘고’는 무려 4000만 명의 회원들이 활용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중 80%는 지난 세기 90년대에 출생한 이른바 주링허우(九零後)들이다.

한마디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무장한 신세대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보면 된다.

커피나 차 같은 음료에 밀크와 치즈를 넣는 것과 같은 파격적 발상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인기 있는 과일이나 신세대들이 즐기는 먹거리들은 모두 다 커피나 차에 섞인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에 대해 자신이 주링허우의 맏형 격이라고 밝힌 베이징대학 대학원생인 쑹치(宋琦) 씨는 “지난 세기 말부터 중국 음료 시장의 주류는 차에서 커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러다 신개념의 음료가 본격 유행하기 시작했다. 밀크티, 버블티가 바로 그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이후 신개념의 차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헤이차까지 탄생했다. 지금은 헤이차에 의해 커피나 차에 들어가지 않는 먹거리들이 없다. 망고는 기본이고 아보카도까지 음료로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헤이차의 창의력에 혀를 내둘렀다.

전국 곳곳의 교통 좋은 요지의 가장 핫플레스한 장소에 체인점을 입점시키는 전략 역시 헤이차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손색이 없다.

특히 이 전략은 신세대들에게 제대로 먹혔다.

그렇다고 헤이차의 각종 제품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 것도 아니다.

오히려 스타벅스 커피들보다 싼 것들도 적지 않다.

무인 점포의 경우는 가격이 더욱 저렴한 곳들도 많다.

2020년 말 기준 헤이차의 매출액은 연 40억 위안 정도에 이른다.

매년 기록을 깰 정도로 성장하는 만큼 곧 100억 위안을 넘어 500억 위안 고지까지 내달리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루이싱의 케이스에서 알 수 있듯 세상에는 변수가 많다.

자칫 헛발질을 할 경우 헤이차의 앞길도 장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게다가 스타벅스를 추격하면서도 경쟁업체들의 맹렬한 도전도 뿌리쳐야 한다.

대표적인 경쟁업체로는 상하이(上海)에 본사를 둔 매너(Manner)커피를 꼽을 수 있다.

최근 10억 달러의 투자 유치에 성공, 본격적으로 헤이차에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끊임없는 짝퉁의 등장, 경쟁업체들의 기술 베끼기에도 적절한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커피나 차를 비롯한 중국의 음료 시장은 전망이 밝다.

상하이의 경우 인구 1만 명 당 3개의 커피 매장이 있다.

또 헤이차의 탄생지 선전과 베이징은 1만 명당 2개의 커피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대도시나 지방의 2, 3선 도시는 1만 명당 1개도 되지 않는 케이스도 많다.

시장 성장 여력이 아직 무궁무진하다는 말이 된다.

헤이차는 수년 전부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 개발 팀을 따고 구축해 차세대 레시피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최소한 5개 전후의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경우 우선 중국에서 거의 극강의 경쟁력을 가진 스타벅스에 도전장을 본격적으로 내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세계 시장을 향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도 있다.

나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스타벅스가 긴장하는 것은 괜한 게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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