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디스커버리, 케이블TV서 철수...'코드 커팅' 이용자 확보에 나서
블룸버그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경쟁자될 것"

미국 최대 통신사 AT&T의 댈러스 본사.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최대 통신사 AT&T의 댈러스 본사. [사진=AFP/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미국 최대 통신사 AT&T의 콘텐츠 자회사 워너미디어와 케이블 TV 채널 사업자 디스커버리가 하나로 합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케이블 채널의 강자 AT&T와 리얼리티 TV 제국 디스커버리가 합병하면서 미국 미디어 시장에 새로운 거인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와 CN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AT&T와 디스커버리는 양사의 미디어 콘텐츠 자산을 통합하는 데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합의에 따라 AT&T는 워너미디어를 기업분할한 뒤 디스커버리와 합쳐 새로운 미디어 회사를 출범시킨다.

AT&T는 이번 계약으로 현금과 부채를 합쳐 총 430억 달러(약 49조 원)를 받게 되며 새 회사의 지분은 AT&T와 디스커버리가 각각 71%, 29%씩 나눠 갖는다. .

합병 후 신생 상장회사의 가치는 1500억 달러(약 17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존 스탠키(John Stankey) AT&T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계약으로 상호 보완적인 콘텐츠 강점을 가진 두 엔터테인먼트 리더가 하나로 통합했다"며 "새 회사는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을 선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회사는 데이비드 재슬라브 디스커버리 최고경영자(CEO)가 이끌기로 했다.

AT&T의 워너미디어는 케이블 채널 CNN과 HBO, 시네맥스, TNT, TBS 등과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를 거느리고 있다.

AT&T는 2018년 850억 달러(약 96조 원) 규모에 달하는 ‘메가딜’을 통해 워너미디어 전신인 타임워너를 품에 안았다.

당초 AT&T는 통신과 미디어를 결합한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당시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이 등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케이블TV를 보지 않고 OTT로 갈아타는 이른바 `코드 커팅(cord-cutting)` 시청자가 늘어나면서 케이블TV 강자였던 AT&T와 디스커버리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코드커팅`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양사가 새로운 미디어 산업인 OTT 시장에 합류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AT&T의 워너미디어는 `HBO 맥스`, 디스커버리는 `디스커버리플러스`를 각각 출시하며 OTT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OTT 공룡 기업에 비하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HBO맥스의 전체 구독자 수는 6400만 명이다.

디스커버리플러스 가입자 수는 지난달 기준 약 1500만 명 정도이다.

양사의 구독자 수를 각각 놓고 본다면, 글로벌 가입자 수가 2억 명을 넘는 넷플릭스와 출범 1년여 만에 1억 명을 돌파한 디즈니플러스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합병으로 AT&T가 `리얼리티 TV 제국`인 디스커버리와 미디어 자산을 결합해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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