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FOMC 의사록 공개...소비자물가지수 상승 등 경제회복 소식에 '자산매입 축소' 힘 실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신화/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논의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동안 연준은 자산매입 축소를 뜻하는 테이퍼링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미국 물가 지표가 예상을 웃도는 상황에서 통화정책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커지는 모습이다.

19일(현지시간) 연준이 발표한 지난달 27일~38일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몇몇 위원들은 "경제가 FOMC의 목표를 향해 계속 빠르게 진전할 경우 향후 언젠가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계획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라고 강조했다.

FOMC 의사록에서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이 명시적으로 언급된 적은 이번이 처음으로, 연준의 돈줄 조이기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참석자들은 "최근 물가를 올리고 있는 공급망 병목 및 원자재 부족 사태는 빠르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이후에도 물가에 상승 압력을 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입장은 최근 연준 인사들이 공개 석상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테이퍼링 조치는 아직 이르다"라는 완화적 기조를 유지해왔던 것과 온도 차가 크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던 지난해 6월부터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금리를 제로 수준인 0.00~0.25%로 낮춰 동결하는 등 경제적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1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12월에는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과 2% 안팎의 물가상승률이라는 연준의 장기 목표를 향해 상당한 수준의 추가 진전을 보여줄 때까지 현재의 통화 정책에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했다는 노동부의 발표와 더불어 물가 상승 및 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치를 뛰어 넘고 있다는 경제 지표가 속속 공개되면서 테이퍼링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경제 활동이 지금처럼 강력한 회복 흐름세를 보이면 통화정책 고삐를 다시 죌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요 외신들은 물가 상승 염려에 대한 연준의 대체적인 시각이 낙관적이었기 때문에 테이퍼링 조치가 취해질 때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지금은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하기에 다소 이른 시점"이라며 "앞으로 몇 주 안에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소식에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전 거래일 대비 약 2.0원 오른 1132.50원으로 출발한 뒤 10시 30분 기준 1132.70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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