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도 넷플릭스 부진..."코로나19 확산 둔화에 영향"
토종 OTT 이용자수 상승세...국내 시장 경쟁 치열해질 것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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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1위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서 뚜렷한 이용자 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들어 3개월 연속으로 이용자가 줄어든 반면 웨이브와 티빙 등 토종 OTT의 이용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모양새다.

넷플릭스의 경쟁자로 꼽히는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올해 한국 진출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OTT 시장 경쟁의 판도가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20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4월 기준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808만350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823만6288명보다 15만2787명(1.9%) 줄어든 규모이다.

넷플릭스의 MAU는 400만 명을 넘어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해 이후 1개월 단위로 감소한 적은 있었지만, 2개월 이상 연속으로 감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지난 1월 899만3758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지난 4월까지 3개월 연이어 넷플릭스의 국내 MAU가 감소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부진한 성적은 세계 시장에서 먼저 드러났다.

넷플릭스가 최근 공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신규 가입자 수는 398만 명이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620만 명)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지난해 1분기 신규 가입자 수(1600만 명)의 25%에 불과하다.

넷플릭스 측은 2분기에도 신규 가입자 수는 100만 명가량 늘어나며 더딘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경제가 재개되면서 넷플릭스의 신규 구독자 성장이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OTT 경쟁 업체들의 성장세도 넷플릭스에 부담이 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1분기 디즈니플러스가 900만 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면서 "가장 큰 북미 시장에서도 넷플릭스의 신규 가입자 수가 45만 명에 불과했지만 HBO맥스는 300만 명의 미국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토종 OTT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도 넷플릭스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4월 넷플릭스의 신규 가입자 수가 국내 시장에서 주춤하는 동안 2위 업체인 웨이브는 2월(331만 명대) 보다 늘어난 370만 명에 육박하는 MAU를 기록했다.

웨이브의 뒤를 따르는 티빙도 지난 2월 276만 명대 이후 4월까지 300만 명대를 오르내리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넷플릭스의 대작 오리지널 콘텐츠가 나오지 않고 있으면서 볼 만한 게 없다는 의견도 부쩍 많아졌다"며 "코로나19 확산 초기 글로벌 1위 사업자로서 누렸던 특수는 오래 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토종 OTT 업체들이 넷플릭스에는 없는 국내 드라마 콘텐츠 등을 내세우며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업체들의 국내 진출과 넷플릭스의 신규 콘텐츠 공개가 경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도 실적 발표 이후 "지금은 조금 흔들리는 것뿐"이라며 반격을 예고한 만큼 콘텐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OTT 서비스 초창기에는 1위 업체의 주도권이 막강했으나 시장이 성숙하면서는 콘텐츠 경쟁력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전력한다면 국내 업체들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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