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유니콘 신둥팡그룹 위협하는 위험한 추격자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의 교육열은 한국 못지않게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명언이 춘추전국시대에 만들어졌다면 더 이상 설명은 사족이라고 해야 한다.

지금이라고 다를 까닭이 없다.

아니 맹자 시대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이런 나라에 학원 사업이 잘 안 된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정말 무지무지하게 잘 된다.

이는 중국 최대의 학원 재벌 신둥팡(新東方)그룹이 초창기의 단순한 영어 학원에서 지금은 시가총액만 200억 달러 전후에 이르는 미국 나스닥의 슈퍼 유니콘으로 성장한 사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양충학원의 광고. 맹모삼천지교를 연상케 하는 냄새가 물씬 난다./제공=신징바오(新京報).

당연히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라이벌도 있다.

바로 이름이 조금은 코믹한 양충(洋葱. 양파)학원이다.

2013년 말 출범 때는 수학 학원이었으나 지금은 신둥팡그룹을 바짝 추격할 정도의 경쟁력을 과시하는 종합 학원으로 성장했다.

신둥팡그룹이 양충학원의 쾌속 성장을 불안한 심정으로 바라보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규모를 보면 신둥팡그룹이 왜 바짝 긴장하는지 파악 가능하다.

우선 온, 오프라인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수를 꼽을 수 있다.

2020년 12월 기준으로 무려 4600만 명이나 등록돼 있다.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수도 가공할 만하다.

무려 170만 명에 이른다.

규모가 작은 국가의 인구에 해당한다.

전국 각지의 학원 개수도 장난이 아니다. 21만개에 이른다.

각종 교육용 동영상 교재의 수도 간단치 않다.

3500여 개를 자랑한다.

상장이 안 된 탓에 매출액은 정확하게 집계되고 있지 않으나 최소한 200억 위안(元. 3조5000억 원) 전후는 되는 것으로 보인다.

매년 20% 전후씩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최소한 10년 이내에 1000억 위안 시대를 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허베이(河北)성 바오딩(保定)의 한 초등학교 풍경. 양충학원으로부터 빈곤 지역 학생들을 가르치는 노하우를 전수받은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제공=신징바오.

양충학원은 이미지도 좋다.

학부모의 90% 이상이 만족도를 표한다는 통계를 보면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자녀를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양충학원 온, 오프라인에서 공부를 시킨 베이징 시민 위사오화(虞少華) 씨는 “아이가 작년에 명문 중 명문인 런민(人民)대학에 합격해 다니고 있다. 중고등학교 6년 동안 정규 수업 이외에는 오로지 양충학원에서만 공부를 시켰다. 덕분에 영어를 비롯해 각종 과목의 성적이 시간이 갈수록 올랐다. 원래 런민대학은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의 실력이었으나 6년 동안 엄청나게 성적이 향상됐다. 정말 양충학원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양충학원의 존재가 자신과 아이에게 준 만족감을 설명했다.

이익 극대화를 우선으로 하는 사교육 기업답지 않게 기회 있을 때마다 사회 공헌에 노력하는 자세 역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7년 동안 지속 운용하고 있는 빈곤 농촌 지역 교사들에 대한 교육 성과 증진 프로그램 운용을 꼽아야 할 것 같다.

이를 위해 양충학원은 인공지능(AI)실험실까지 설립,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 등을 전수하고 있다.

2020년 말까지 5만 명의 교사들이 이 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장학금 지급이나 인재 육성에도 인색하지 않다.

우수한 성적으로 명문 중, 고, 대학에 진학한 수백여 명의 학생들에게 매년 1000만 위안 이상의 장학금을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확실히 그렇다고 해야 한다.

대학을 졸업한 장학생 출신은 본인이 원할 경우 학원의 교사로 우선 채용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양충학원의 향후 전망이 좋지 않다고 하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기관 투자를 많이 이끌어내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2019년 4월의 경우 춘화즈번링터우(春華資本領投)를 비롯한 쿤룬완웨이(崑崙萬維), 펑루이즈번(峰瑞資本), 쥔롄즈번(君聯資本) 등으로부터 3억 위안의 투자를 이끌어낸 바 있다. 전체 투자 유치 자금은 6억 위안에 이르고 있다.

언제인가는 미국 나스닥까지는 몰라도 홍콩이나 중국 증시에는 상장될 가능성도 높다.

업계에서는 그 시기를 2, 3년 이후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시가총액은 신둥팡그룹의 1421억 홍콩 달러에 근접하는 수준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선진국이라고 하기는 어려우나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은 가능한 국가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향후 대학 진학률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 확실하다.

수년 내로 60%를 넘어서면서 장기적으로는 한국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 고등학교 진학률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신둥팡그룹을 위협하는 위험한 추격자인 양충학원의 앞날이 밝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은 자동적으로 나온다.

회원 수가 조만간 5000만 명을 가볍게 넘어선 후 1억 명을 향해 달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결코 괜한 게 아니다.

이를 위해 양충학원은 “신둥팡그룹에 비하면 한참 후발주자라고 해야 한다.

그렇다면 오프라인에서는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

온라인과 교육의 디지털화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다행히 동영상 교육은 잘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데이터 센터의 구축과 AI 기술 고도화에 노력하는 것은 방향을 잘 잡았다고 할 수 있다.”는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 저우잉(周穎) 씨의 말처럼 각종 교육의 내실화뿐만 아니라 디지털화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충학원이 신둥팡그룹과 진검승부를 벌일 만큼의 슈퍼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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