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유니폼 '랜더스벅', 개시 즉시 품절...SSG닷컴 e-프리퀀시 기획전도 1시간만에 완판
굿즈 호조세에 스타벅스 실적 매해 고속성장...당근마켓·중고나라 등 리셀시장에서도 인기

스타벅스가 여름 e-프리퀀시 이벤트 기간에 제공하고 있는 아이스 쿨러박스 '서머 데이 쿨러'와 블루투스 스피커가 내장된 무드 조명 '서머 나이트 싱잉 랜턴'. [사진=스타벅스코리아]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신세계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성공 신화가 '굿즈 열풍'에 힘 입어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신세계'라는 그룹 이미지가 전면 배치된 제품까지도 품절 및 재판매 대란을 일으키면서, 스타벅스를 활용한 신세계의 마케팅 행보가 효과를 내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와 스타벅스가 합심해 만든 야구 유니폼 '랜더스벅'은 온·오프라인 판매를 개시한 지 얼마되지 않아 모두 품절됐다.

SSG랜더스의 공식 상품화 사업권자인 형지엘리트가 지난 21일 준비한 랜더스벅 유니폼 수량은 온라인 340장, 오프라인 160장이었지만 판매가 개시된 지 각각 3분, 1시간 30분 만에 동이 났다.

일부 고객들은 전날부터 경기장 앞에서 텐트를 치고 밤을 새는 등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신세계 그룹 이미지가 각인된 유니폼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스타벅스'라는 브랜드 때문이다.

먼저 랜더스벅 유니폼은 이름부터 스타벅스의 이미지를 풍긴다. 또한 기본 홈 유니폼 디자인에 녹색을 입혀 스타벅스의 상징적인 느낌을 살렸다.

유니폼 구매에 실패했다는 스타벅스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스타벅스 로고에 있는 녹색 인어 '사이렌'과 마스코트 '베어리스타'가 유니폼에 각인돼 있는 게 맘에 들었다"라며 "야구 팬은 아니지만 멀리서 봐도 스타벅스 한정판이라는 게 보일 것 같아 꼭 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형지엘리트는 유니폼과 함께 제작한 스타벅스 콜라보 모자도 온·오프라인에서 일찌감치 완판됐다고 말했다.

이에 신세계는 팬층이 두터운 스타벅스와 야구를 연계한 전략을 적극 활용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등 두 토끼 잡기에 나섰다.

신세계는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SSG랜더스 구단과 함께하는 '스타벅스 데이'를 진행, 스타벅스 응원 클래퍼 혹은 스타벅스-랜더스 티셔츠 및 관련 제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여기에 랜더스 리유저블(재사용) 컵 등 SSG랜더스필드 경기장 안에서만 판매하는 굿즈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 스타벅스가 매해 진행하는 e-프리퀀시(스티커를 모두 모으면 사은품을 주는 행사) 제품을 SSG닷컴 전용으로 디자인해 판매했고, 개시 한 시간 만에 모두 완판되는 기록을 남겼다.

사회관계망(SNS) 인스타그램에는 '랜더스벅' 해시태그를 단 신세계 SSG랜더스와 스타벅스 제품과 관련된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신세계가 이렇게 스타벅스를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는 이유는 스타벅스가 굿즈 판매에 힘 입어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227억원, 지난해 동기 대비 15.0% 증가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도 전년 1분기보다 72.6% 늘어난 454억원을 달성했다.

연간 매출도 2017년 1조2635억원, 2018년 1조5224억원, 2019년 1조8696억원, 2020년 1조9284억원을 기록하며 매해 쑥쑥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매장 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1분기 기준 스타벅스의 국내 매장 수는 1536개로 지난해 말 1508개보다 28개 늘어났다.

최근 미국 스타벅스가 매장 수를 400개 이상 줄이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는 소식과 온도 차가 큰 상황이다. 미 스타벅스 매출은 전년 대비 12%, 글로벌 매출은 19% 준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스타벅스 로고만 붙으면 완판 신화를 쓰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라며 "매장 앞 대기 행렬은 기본, 해외 여행을 가도 그 나라만의 스타벅스 굿즈를 사오는 등 스타벅스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주는 영향력은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소비자에 끼친 영향력은 중고 시장에서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SSG랜더스 스타벅스 티셔츠 라지사이즈 팝니다", "SSG-스타벅스 모자 캡 삽니다" 등 판매뿐만 아니라 구매를 희망하는 이용자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번개장터가 최근 한 달간 25세 이상 이용자들의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최근 스타벅스와 콜라보 제품을 내놓은 플레이모빌의 검색 건수는 5만8900건에 달했다.

여기에 스타벅스가 새로운 제품을 내놨던 지난 11일과 12일 '스타벅스' 키워드 검색량은 4188건으로 전일(9~10일) 대비 225.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는 SSG랜더스와 스타벅스가 협업한 랜더스벅 유니폼 및 티셔츠를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중고나라 갈무리]

한편 신세계는 '효자'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 전부를 인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은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 이마트가 50%씩 나눠 가지고 있다.

만약 100% 지분 확보가 가능해진다면 신세계가 스타벅스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시행하는 데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신세계 측은 "아직까지 결정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업계에서는 스타벅스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있어 남다른 애정이 있는 사업인 만큼 가능성이 없는 시나리오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미국 유학 시절 스타벅스의 경쟁력을 직접 체험한 뒤 국내에 들여왔고, 1999년 7월 이화여대 앞에 국내 1호 매장을 열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스타벅스코리아 유튜브 채널에 직접 등장해 국내 1호점 문을 열었던 당시를 회상하며 "고객들은 생소한 커피 맛 때문에 처음에는 설탕과 프림을 찾았지만, 테이크아웃 문화를 체험하며 신선한 트렌드에 익숙해졌다"라고 말하는 등 스타벅스에 애정을 보였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