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총서 합병 승인 후 사업별 조직 개편...신설된 디지털커머스BU서 신선식품 주력
5년간 1조 투자...GS프레시몰·달리살다·GS홈쇼핑 등 경쟁업체 맞설 식품 사업 확대 예정

GS리테일이 GS홈쇼핑과의 흡수 합병과 함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사진은 GS리테일의 가치소비 유기농 전문몰 '달리살다' 애플리케이션의 모습. [사진=GS리테일 제공]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GS리테일이 GS홈쇼핑 흡수 합병에 관한 임시 주총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온·오프라인 '신선식품'을 중점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

이에 회사는 기존 유통 플랫폼BU에 디지털커머스BU와 홈쇼핑BU을 더하는 조직 개편을 추진해 마켓컬리와 같은 경쟁 업체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방침이다.

31일 GS리테일은 오는 7월 이 같은 사업 영역별 3가지 BU체계가 정식 출범한다고 공시했다.

플랫폼BU는 2019년 말 신설된 조직으로 편의점과 슈퍼, MD(상품 기획) 본부 등 3개 사업부를 총괄하는 통합 오프라인 사업군 조직이다. 플랫폼BU장은 기존 조윤성 GS리테일 대표가 맡을 예정이다.

새롭게 등장할 홈쇼핑BU는 TV홈쇼핑과 데이터홈쇼핑 등 전통 채널과 새로운 온라인 채널을 통합 관리한다. BU장에는 김호성 GS홈쇼핑 대표가 임명됐다.

가장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신선식품 사업에 주춧돌 역할을 할 '디지털커머스BU'다. 

디지털커머스BU는 GS리테일의 온라인 장보기 사이트 'GS프레시몰'과 유기농 전문몰 '달리살다', GS홈쇼핑의 'GS샵' 온라인몰을 총괄하게 된다.

BU장에는 GS홈쇼핑에서 신사업을 이끌었던 박영훈 GS홈쇼핑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조직 개편은 디지털커머스 기업으로 전환해 특히 마켓컬리와 신세계 SSG닷컴이 장악하고 있는 신선식품 분야에서 역량을 키우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담고 있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28일 합병 승인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우리의 경쟁사는 쿠팡이 아니다"라면서 "차별화 전략으로 신선식품 경쟁력 제고에 힘을 쓸 것이며 주력 취급 제품군은 마켓컬리와 겹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오프라인 연계가 다른 경쟁사보다 뛰어난 자사는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S리테일은 지난 28일 강동구 동북부사무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GS홈쇼핑 합병 승인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출석 주주의 찬성률은 98.47%다.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이 신선식품에 승부를 걸게 된 것은 '덩치 싸움'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쿠팡은 개인과 소매업체가 자유롭게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오픈마켓 형식을 도입해 빠른 배송과 물류센터 확장으로 사업 규모를 대거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커머스도 간편한 결제와 다양한 제품, 높은 포인트 적립률 등으로 MZ세대(1980~2000년 초 출생) 등 젊은 고객층 잡기에 성공했다.

GS리테일은 유통 신흥 강자들과 덩치 싸움에서 승부를 보는 대신, 슈퍼사업부 'GS더프레시' 등에서 신선식품 경력을 오래 쌓아온 만큼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부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디지털커머스BU에 추가된 GS의 사업들은 최근 신선식품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유기농 전문몰 '달리살다'는 지난 3월 사업 개시 네 달 만에 매출이 420% 급증했다고 밝혔다. 달리살다는 동물복지와 친환경 등을 내세운 가치소비 플랫폼이다.

GS프레시몰은 마켓컬리와 같이 신선식품을 새벽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고, GS홈쇼핑도 최근 물류망을 확대해 코로나19로 늘어난 밀키트와 같은 냉장식품 판매를 늘렸다.

GS리테일은 이러한 기존 사업뿐만 아니라 이커머스 통합플랫폼 '마켓포'(Market For)를 정식 오픈해 자사의 전문몰을 강화하는 전략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합병 이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하고 오는 2025년까지 취급액 25조원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지난 4월 배송서비스 '부릉'(VROONG)의 운영사 물류회사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19.53% 인수한 것과 관련해 신선식품 배송 전략을 다각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으로 장을 보고 식품을 집 앞으로 배달하는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해졌다"라며 "유통업계들이 모두 디지털커머스 및 물류 거점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유통 업체들 간 격차가 무섭게 벌어지고 있다"라며 "GS리테일이 쿠팡과 네이버뿐만 아니라 경쟁업체로 거론한 마켓컬리와 SSG닷컴과도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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