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경주시 진현동(進峴洞)은 신라 불국토의 상징인 토함산 자락의 불국사(佛國寺)가 있는 마을이다.

돌박, 물미, 웃말, 절마을, 중리, 장영, 새말 등의 자연마을로 형성되어 있다.

남쪽으로 외동읍 신계리와 경계를 이루고 토함산을 넘어 동해로 가는 고개 밑에 있는 마을이란 뜻에서 진티, 진재라 부르다가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부터 진현이라 불렀다.

지금의 구정시장이 당초 이곳에 위치하여 조선 말엽에까지 이어졌으며,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이 있어 엄청나게 몰려오는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지 등이 질서 있게 들어서 있다. 

경주 진현동 소나무는 수령 350년을 자랑하는데, 경주시 진현동 산53 번지 진티마을 길가 석축 위에 서 있다.

기품 있게 서 있는 이 소나무는 정월 대보름에 동제를 지내던 진티마을의 당산나무이다.

마치 하늘로 우산을 펼쳐놓은 듯 사방으로 가지가 뻗어있어 수형이 매우 아름다우며, 소나무의 잎이 골고루 햇빛을 받는다.

나무 높이 12m, 가슴높이 둘레 4.1m인 이 소나무의 수피도 거북의 등처럼 두텁게 갈라져 있어서 노거수의 품격을 더 높여준다.

보호수인 큰 소나무 아래 작은 소나무도 기대어 있으며, 나무 아래 소박한 정자도 있다.

그윽한 솔향기와 더불어 넉넉한 그늘을 드리우니 마을 사람에겐 더없이 좋은 쉼터이다.

경주 진현동 소나무는 적어도 불국사와 350년 세월을 함께 해왔다.

불국사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국력이 강할 때 창건한 절이다. 불국사가 대찰이 된 것은 김대성(金大城:700~774) 에 의해서였다.

'삼국유사'에는 “김대성이 현세의 부모를 위해서 이 절을 창건하였다”고 되어있다.

거기에 얽힌 재미난 설화가 있다. 

김대성은 머리가 크고 이마가 평평하여 성(城)처럼 생겼다고 하여 이름을 대성(大城)이라 하였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그는 너무 가난하여 마을의 부자인 복안 밑에서 머슴살이를 하였다.

열심히 일한 그는 초가삼간과 밭을 조금 마련할 수 있었다.

어느 날 점개라는 스님이 복안의 집에 와서 육륜회라는 법회를 흥륜사에서 열기 위해 시주하기를 권하자 복안이 베 50필을 바쳤다.

그때 스님이 복안을 축원해주는 모습을 보고 김대성도 어머니에게 “우리도 시주를 하자”고 한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대성이 죽었는데, 대성이 죽은 그날 밤 나라의 재상(宰相) 김문량의 집에 하늘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모량리 대성이라는 아이가 너의 집에 환생(還生)하리라”

그 소리를 듣고 김문량의 아내는 바로 임신하여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왼손을 꼭 쥐고 펴지 않다가 7일 만에 폈는데 그 손바닥에 ‘대성(大城)’ 두 자가 새겨져 있었다 한다.

이 일로 인하여 아이를 대성이라 이름하고 그 어머니를 모셔다 아울러 봉양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환생한 김대성이 장성하여 751년에 이미 있었던 불국사를 대규모로 중창하는 공사를시작했다.

하지만 불국사는 774년(혜공왕 10) 12월, 그가 생애를 마칠 때까지 완공하지 못하였으며, 그 뒤 국가에서 완성시켰다. 이후 임진왜란 전까지 9차례 중창 및 중수를 하였다.

경주 진현동 소나무는 조선 현종 때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전쟁 때도 살아남은 이 소나무는 마을을 지켜주는 진티마을 ‘대장나무’이다.

부정한 기운을 막아주는 신목의 역할을 해냈으며, 현대에 와서는 나무 주변에 정자와 더불어 의자와 운동기구들도 잘 갖춰져 있어 주민들의 쉼터 역할도 훌륭히 해내고 있다.

<경주 진현동 소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02-02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10. 9
·나무 종류 소나무
·나이 350년
·나무 높이 12m
·둘레 3.1m
·소재지 경주시 진현동 산53
·위도 35.781708, 경도 129.328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