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스틴공장 셧다운에 1분기 파운드리 매출 2% 감소...점유율도 18%→17%
용수·전력난 겪은 TSMC는 매출 2%↑·점유율 1%p↑...팹리스 발주 견인차 역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있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장. 이 공장은 지난 2월 미국 한파의 영향으로 한 달 이상 가동이 중단됐다. [사진=삼성전자]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의 강자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자연재해 앞에서 극명한 온도 차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올 초 대대적인 한파의 영향으로 파운드리 매출과 점유율이 모두 감소한 반면, TSMC는 가뭄이 촉발한 용수·전력난에도 전 세계 1위 자리를 공고히 지켰다.

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파운드리 매출은 41억800만달러(약 4조5442억원)로 직전 분기보다 2%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이 41억7700만달러(약 4조6197억원)였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1분기 만에 약 755억원 이상 미끄러진 것이다.

점유율도 올해 1분기 17%로 직전 분기 대비 1%포인트(p) 줄어들면서 감소세를 보였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지난 2월 미국 한파에 따른 미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가동을 한 달 넘게 중단하면서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에서 한파가 계속되자 전력 부족과 용수 공급 문제 등으로 생산 설비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의 오스틴 공장은 14nm(나노미터) 공정기술로 IT 기기용 전력 반도체(PMIC)와 통신용 반도체, 12인치 웨이퍼 등 주력 상품에 필요한 칩을 생산하는 설비인 만큼, 가동 중단으로 인해 매출 타격이 컸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TSMC는 올해 1분기 129억200만달러(약 14조2592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매출과 55% 점유율을 기록했다.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2% 증가했고, 점유율도 같은 기간 대비 1%p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TSMC도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긴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공장 화재로 생산에 차질을 입었지만, 미국 AMD와 퀄컴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의 견조한 물량 발주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온도 차에 삼성전자와 TSMC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4분기 36%p에서 올해 38%p로 커졌다.

[사진=트렌드포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TSMC가 오는 하반기에도 파운드리 시장 내에서 대규모 투자 등으로 몸값 불리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170억달러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밝혔고, TSMC도 올해 300억달러를 포함해 향후 3년간 1000억달러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일본 내 반도체 연구·개발(R&D) 허브 구축에 참여해 총 사업비 370억엔(약 3736억원)의 절반을 부담해 파운드리 역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파운드리 부지로 텍사스와 애리조나, 뉴욕 등의 후보지를 놓고 고민하며 각 주정부와 인센티브 협상의 막바지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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