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은 인구만 해도 한국의 거의 30배 가까이 되는 만큼 물류 시장이 엄청나게 크다.

개인 및 기업 고객이 마르지 않는 샘물이 그렇듯 늘 차고 넘친다.

한국의 CJ를 비롯한 세계적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다.

자국 시장이 땅 짚고 헤엄치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에서 중국 기업들이 이 업종에 진출하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인터넷과 차량 공유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물류 플랫폼 분야 역시 다를 것이 없다.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기업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 시장에서 단연 눈에 두드러지는 기업은 아마도 훠라라(貨拉拉)가 아닌가 보인다.

성장 속도가 광속처럼 빠를 뿐 아니라 가능성도 높이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평가를 종합하면 수년 내 미국 나스닥이나 홍콩 등에 상장될 가능성도 크다고 할 수 있다.

훠라라는 엄밀하게 말하면 중국 토종 기업이라고는 하기 어렵다.

창업자 저우성푸(周勝馥. 44) CEO가 광둥(廣東)성 제양(揭陽)에서 태어나기는 했으나 3세 때 부친을 따라 홍콩으로 이주했으니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게다가 사업도 홍콩에서 처음 시작됐다.

전신은 이지밴(EasnVan)이라는 회사였다.

하지만 곧 홍콩을 떠나 광대한 대륙에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만큼 중국 회사라고 봐도 무방하다.

1995년 홍콩 대입 수석 합격과 미 스탠포드 대학 졸업이라는 어마무시한 스팩을 가지고 있는 저우 CEO에 의해 지난 2013년 탄생한 훠라라는 현재 업력 8년에 불과한 업체치고는 위상이 대단하다.

우선 사업들이 간단치 않다. 개인 및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운송화물 사업을 꼽을 수 있다.

수요자가 인터넷 앱을 통해 원하는 내용의 서비스를 신청할 경우 즉각 기사 회원들의 차량을 보내 해결해주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때 빅 데이터와 인공 지능, 차량 공유 시스템 기술이 총동원된다.

2021년 5월 말 기준으로 전국 100여 개 가까운 도시에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삿짐 운반 역시 훠라라의 주력 사업이라고 해야 한다.

현재 광둥성 선전(深圳)을 비롯해 베이징, 상하이(上海),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등의 대도시에서 이뤄지고 있다.

조만간 2, 3선 도시에서도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차량 임대, 판매 및 각종 애프터서비스 역시 거론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해 훠라라는 우링(五菱), 창안(長安), 둥펑(東風) 등의 자동차 메이커와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객들에게 은행 융자를 알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훠라라의 기사들이 고객의 짐을 배달차에 옮겨 싣고 있다. 이들의 수는 전국적으로 90만 명에 이른다./제공=신징바오(新京報).

소형 화물 배송 및 국제 업무도 거론하지 않으면 섭섭하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화교들이 많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동남아 국가들에 지사들이 속속 설립될 정도로 활발하다.

훠라라가 궁극적으로 페덱스나 DHL과 같은 세계적 물류 기업을 꿈꾼다는 말이 업계에 나도는 것은 다 까닭이 있는 것이다.

2021년 5월 말 기준 해외 21개를 포함, 400여 개 도시에서 일하는 기사 회원들이 무려 90만 명 가깝다는 사실은 아예 경악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월 1000만 명 가까운 고객들을 상대로 연중무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부분 평균 월수입이 1만 위안(元. 175만 원)을 가볍게 상회하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기관 투자자들이 자금 투자를 못해 안달이 나는 현실도 훠라라로서는 자랑거리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5월의 5억5000만 달러를 포함, 지난 8년 동안 무려 8차례의 투자를 받은 것은 이 사실을 분명히 증명한다. 이로 인해 훠라라는 시장 가치 100억 달러의 유니콘으로 확실하게 설 수 있게 됐다.

훠라라의 미래는 완전 장밋빛이라고 해도 좋다.

이유는 많다.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사태로 인해 향후 비대면 서비스 사업이 더욱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이를 위해 훠라라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 확보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예정으로 있다.

사업을 더욱 다각화, 세밀화하는 행보도 꼽아야 한다.

내친 김에 아예 자동차 제조업에도 뛰어든 최근의 과감한 결정이 대표적이지 않나 싶다.

여기에 포커의 고수이기도 한 저우 CEO의 뛰어난 판단력과 경영 능력까지 더할 경우 훠라라가 가는 길에는 장애라는 게 없을 것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훠라라의 광고. 운반 못하는 것은 없다는 기업 모토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제공=신징바오

그럼에도 세상에 완벽은 없는 것처럼 훠라라가 ‘물 좋고 경치 좋은’ 곳에서 마냥 휘파람만 불 수는 없지 않나 보인다.

나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될 수 있다.

먹을 것이 많은 곳에 파리가 꼬이듯 너도 나도 뛰어드는 것이 유행이 되고 있는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무엇보다 먼저 꼽아야 한다.

특히 선발주자들의 견제와 사업 프로젝트 베끼기 등은 훠라라가 어떻게든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100만 명 가까운 기사 회원들의 인성 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는 현실도 거론해야 할 것 같다.

훠라라가 지난해 말 실시한 고객 상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사 회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무려 99.8%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객들의 고작 0.2%만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얼핏 보면 큰 문제가 안 된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월 이용 고객들이 1000만 명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말은 달라진다.

매달 무려 2만 명 정도가 훠라라를 불신하게 되니까 말이다.

더구나 이들의 불신을 부른, 인성에 문제가 많은 기사 회원들이 사고를 치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실제로 그동안 인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기사 회원들이 고객들을 상대로 저지른 성폭행이나 살인 등의 범죄도 적지 않았다.

저우 CEO가 올해 초 향후 2년 동안 6억 위안을 투입해 기사 회원들의 모든 차량에 녹화장치 등을 설치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은 바로 이런 현실을 잘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저우 CEO의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경우 훠라라는 진짜 극강의 인터넷 물류 플랫폼으로 더욱 확실하게 자리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상장의 시간도 빨리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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