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관기리 느티나무

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김천 관기리 느티나무는 대덕초등학교의 교목이자 학교 아이들을 지켜주는 수호목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어린 시절의 학교터를 추억할 때 학교 안의 큰 나무를 떠올릴 때가 많다.

딱히 시골 학교에서만이 아니라, 도시에서라도 웬만한 학교에는 크고 작은 나무가 학교의 상징처럼 서 있게 마련이다.

학교마다 교목(校木)이나 교화(校花)를 지정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교목, 교화의 의미를 강렬하게 남기기 위해 학교에서는 그 나무를 교정 앞 화단이나 울타리에 줄지어 심어 키운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며 매일 나무를 쳐다볼 때는 나무를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나무가 오롯이 떠오르는 건 필경 학교를 떠난 뒤 어린 시절의 풍경을 추억할 때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1929년에 교문을 처음 연 김천시 대덕면 관기리 대덕초등학교는 2020년 현재 학생 수가 24명이다.

학교 건물에 비하면 너무 적은 학생 수다. 도시화의 물결에 따라 대부분의 농촌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관기라는 지명이 관청이 있었던 터라는 뜻이고 국도 3번과 30번이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라, 한때는 많은 학생이 이곳에서 공부했었다.

지금 이 학교의 선생님은 모두 7명, 선생님 한 분이 아이들 3~4명 정도를 담당한다.

대덕초등학교는 1990년대에 들어 1994년에 인근의 가례분교장, 연화분교장, 내감분교장을 통합했고, 이듬해인 1995년에는 또 하나의 분교인 문의분교장까지 통합했다.

보호수 11-26-35호인 김천 관기리 느티나무의 높이는 16m이고, 가슴높이 둘레는 5m를 훨씬 넘는다.

넓은 운동장의 2층짜리 교사 앞 맞은편 가장자리에 홀로 우뚝 서 있는 나무여서 실제 크기보다 훨씬 커 보이는 나무다.

건물 맞은편에 있어서 비교가 쉽지는 않지만, 대략 2층짜리 학교 건물의 두 배 정도 되는 높이다.

느티나무는 소나무 은행나무와 함께 정자나무로 많이 쓰이는 나무다.

느티나무는 가지가 동서남북 사방으로 고르게 뻗어나고 깨끗한 잎이 무성하게 우거지기 때문에 최상의 정자나무로 인정받았다.

또한 강인한 의지를 표상하듯 억센 나무줄기가 위엄과 품위를 지니고 있으니 정자나무로 더 알맞은 나무가 없지 싶다.

느티나무를 아예 ‘정자나무’라고 부르기도 할 정도다.

골고루 넓게 퍼진 가지에서는 조화로운 질서를, 깨끗하면서도 단정한 이파리에서는 마치 예의를 잘 갖춘 단정한 아이를 떠올릴 수 있으니 우리 옛 어른들의 정서에 더 잘 맞아들어가는 나무가 없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정자나무가 꼭 필요한 자리는 아니지만, 김천 관기리 느티나무는 학교 운동장 가장자리의 몇 가지 놀이시설 옆에 서서 이 학교 어린이들을 지켜주는 수호목이다.

시골 마을 정자나무에서 어른들이 그러는 것처럼 이 학교 아이들은 나무 곁의 놀이시설에서 뛰어놀다가 숨이 차오를 때면 잠시 나무 그늘에 들어 쉴 것이다.

한 그루의 느티나무는 아이들의 가쁜 숨을 편안히 고를 수 있도록 나무 그늘에 시원한 바람을 품고 어린이들을 지켜주는 고마운 나무다. 

김천 관기리 느티나무는 학교 바깥 멀리에서도 또렷이 눈에 들어온다.

대덕초등학교가 큰 도로에서 작은 마을 길로 들어오며 이어지는 언덕 끝에 있는 데다 학교는 그 주변에서도 조금 위쪽에 자리했기 때문이다.

관기리 느티나무는 학교의 상징이자 마을의 상징으로 오래도록 소중하게 지켜온 나무다.

<김천 관기리 느티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26-35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10. 29.
·나무 종류 느티나무
·나이 400년
·나무 높이 16m
·둘레 5.4m
·소재지 김천시 대덕면 관기리 235
·위도 35.917770, 경도 127.971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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