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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1-09-21 18:22 (화)
[이철형의 와인 인문학⑰] 한국에서 와인 사업하기(3)
[이철형의 와인 인문학⑰] 한국에서 와인 사업하기(3)
  • 이철형 와인소풍(주) 대표/와인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6.02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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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도매 사업 엿보기

【뉴스퀘스트=이철형 와인소풍(주) 대표/와인 칼럼니스트】 주류 도매 면허는 법적으로는 크게 세 종류가 있다.

종합주류 도매면허, 특정주류 도매면허, 주정 도매면허가 그것인데 이 중에서 종합주류 도매면허와 주정 도매면허는 전업 규정이 있어 이 면허를 취득한 사람이나 업체는 이외에 다른 사업을 겸할 수가 없다.

주정 도매업은 술을 만드는 주정을 도매하는 비교적 특수한 업종인 바 일반 소비자와는 크게 관계가 없어 논외로 하고 종합 주류 도매업과 특정주류 도매업을 이번 칼럼에서는 살짝 들여다보자. 

이 두 가지 도매면허가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취급 주종이 종합주류 도매면허는 수입 주류는 물론 국내에서 제조한 모든 주류를 취급할 수 있다.

반면 특정주류 도매면허는 국내에서 제조한 탁주, 약주, 청주, 민속주, 지역 특산주, 소규모 주류제조자가 제조한 맥주, 주세 법령에 따라 주류 수량을 산정하는 중소기업이 생산한 맥주만을 취급하는 것으로 제한된다는 점이 다르다.

이 경우 맥주는 소위 마이크로 브루어리에서 생산된 맥주로서 2019년부터 허용되었는데 지금은 소규모 주류 제조업자가 제조한 과실주까지도 취급이 가능해졌다.

이 말은 그동안 허용되지 않던 소규모 과실주 제조도 법적으로 주류 제조가 허용되었다는 의미이다.

종합주류 도매면허는 인구 수, 주류소비량 및 판매장 수 등을 감안한 시·군별 면허의 허용범위(T/O)내에서 신규 면허를 허용하는데 이 때 시·군별 면허 허용범위는 주류매출액에 의한 T/O(해당 시·군 도매업체 매출액이 전국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와 인구 수(주류소비 예상량)에 의한 T/O(해당 시·군의 인구가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율)를 평균해 산출한다고 한다.

시·군별 신규면허 허용업체 수는 전년말 현재 면허업체 수에서 시·군별 허용범위(T/O)를 차감해 매년 4~5월에 산정하여 필요한 지역에 한해서 매년 6월경에 공고를 내서 면허 신청자가 신규허용 업체수보다 많을 경우 10월경에 공개 추첨을 통해 업체를 선정한다.

반면 특정주류 도매면허는 저장용기 및 방충설비(병입주류만을 판매하는 경우는 제외)와 기타 인적요건을 갖추고 서류를 구비하여 사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관할 세무서에 신청하면 근무일 기준 40일내에 허가 여부를 결정하여 준다.

즉 지역별로 종합주류 도매면허처럼 업체수 제한이 아직은 공식적으로 적용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다.

세번째 다른 점은 창고와 시설 기준인데 종합주류 도매면허는 창고 면적이 66제곱미터 이상이면서 문, 벽등이 외관상 상품보관에 이상이 없도록 되어 있어야 하는데 특정 주류 도매면허는 창고 면적은 주류 수입업과 마찬가지로 22제곱미터 이상(2013년부터 33m2에서 완화됨)이면 되는데 저장용기와 방충설비(병입주류만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제외)가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또 하나 다른 점은 종합주류 도매면허는 이 업만을 해야 하는 전업규정이 있으나 특정주류 도매면허는 전업규정이 없어서 수입주류 도매면허도 병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입주류와 특정주류 도매면허를 동시에 보유하고자 할 때는 창고 면적이 66제곱미터 이상이어야 한다.

여기서 수입주류 도매면허는 종합주류와 달리 수입주류만을 도매할 수 있는 면허로서 현재 약 560여개 업체가 있으나 2000년대 중반 이후로는 면허를 잘 내주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종합주류 도매면허를 받은 업체수는 2019년말 현재 1129개 (2003년에는 1189개였다)인데 여기에도 인구감소가 반영되어 2000년 30개, 2001년 15개, 2002년 24개, 2003년 46개씩 두 자리 숫자로 증가하던 숫자가 2019년도에는 화성과 오산 2곳, 2020년도에는 화성, 하남, 세종시 세곳 뿐으로 급격히 증가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

이 지역들도 알고 보면 인구 이동에 따라 인구가 증가한 곳이다.

주류 수입면허는 2013년부터 자본금 규정이 없어졌으나 종합주류 도매면허는 자본금(개인의 경우 자산 평가액) 5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이 요건도 2011년 이전에는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의 경우 자본금 1억원, 창고면적 165제곱미터 이상이었으나 그 이후 인구수와 상관없이 현재 기준인 자본금 5000만원과 창고면적 66제곱미터이상으로 완화된 것이다.

주류이다 보니 당연히 면허신청인(법인의 경우 그 임원 포함) 자격요건이 둘 다 공통적으로 있다.

우선 미성년자는 배제되는 것은 기본이고, 면허신청일 현재 다른 주류제조업체나 주류판매업체의 임원이 아니어야 한다.

조세범 처벌법의 무면허 주류 제조, 납세증명표지 불법 사용으로 처벌받은 경우에는 5년이 경과되어야 하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의한 종합신용 정보 집중기관이 취급하는 신용불량상에 부도, 대출금 연체 등의 사유로 인해 신규여신의 취급을 중단받은 경우에는 그 중단사유가 해제되어 있어야 한다.

이상을 보면 정부는 단계적으로 규제를 완화해온 셈인데 이 배경에는 시장의 변화와 이에 따른 정책 전환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세 중 주세 비중이 1970년 5.9%에서 이후 점점 비중이 낮아져 2000년에는 2.4%, 2010년에는 1.3%, 2018년에는 0.9%까지 낮아졌기에 과거 주류 행정의 기본 방향인 ‘주세의 관리및 징수’에 주안점을 두던 것에서 이제는 이에 못지 않게 ‘주류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기능도 중시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체 주류 시장을 보면 국내 주류 시장은 최근 성장세가 정체된 반면 수입 주류 시장은 증가하고 있어 국내 주류산업의 경쟁력 제고의 필요성도 대두되었다.

2014~2018년 국내 주류시장에서 국산의 연평균 출고량은 2.5% 감소한 반면, 수입은 24.4%나 증가했다.

물론 생산량 기준으로는 국내 생산 규모가 수입보다 약 7배가량 크지만 2015년을 고비로 국내 생산량은 감소하는 추세이고 이에 따라 세수도 감소하는 반면 수입은 증가하면서 수입부문의 세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세수의 경우에는 2014년 9배 정도 국내 주류가 수입주류보다 높았으나 2018년도에는 5배수로 그 간격이 줄었다.

국내 생산 주류의 세수가 거의 정체되다시피 했으니 수입 주류의 세수가 그민큼 빠른 속도로 증가해 2014년 대비 거의 두 배가 되었다.

그럼 이런 주류 도매업에서 와인을 취급할 경우 도매업자 입장에서 어려움이나 애환은 무엇일까?

와인은 기존 소품종 대량 운송이 가능한 주종인 소주나 맥주, 위스키와 달리 다품종 소량 운송이라 도매업자입장에서는 취급하기에 그리 좋은 상품이 아니다.

보관과 분류 작업을 위한 공간 확보가 필수적이고 취급시 팔레트 단위가 아니라 박스나 개별 상품 단위로 취급해야 하므로 거래처별 분류작업이나 상하차을 위한 인건비가 많이 들고 파손이나 분실, 훼손의 위험도가 높은 상품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주나 맥주, 위스키 등의 다른 주종은 상품에 대한 큰 지식이 없이 거래선이 원하는 브랜드를 공급하거나 제조사들이 지원 혜택을 많이 주는 상품을 위주로 거래선 개척에 나서면 되지만 와인은 다품종 소량인 지라 상품에 관한 지식을 거래선에 전달해야 하는데 거래선 역시 와인을 잘 모르니 취급하게 하는 것부터가 어렵다. 

설사 거래선이 취급하고자 한다고 해도 거래선이 원하는 상품의 구색을 다 갖출 수가 없다.

왜냐하면 거래선마다 원하는 상품이 다를 가능성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와인 수입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한데다가 브랜드가 자신들의 것이 아니어서 언제 독점 수입권을 잃을 지 몰라 브랜드 빌딩을 위한 과감한 투자도 꺼리는 형편인 지라 다른 주종의 대기업들만큼 지원도 많이 받을 수가 없다.

그러니 취급 비용은 많이 드는데 판매는 쉽지가 않다.

여기에 거래처들은 이미 기존 소주나 맥주, 위스키 등의 첫거래나 대량 거래시 지원을 받는 거래 관행에 익숙해져 있어서 지원을 하지 않으면 거래를 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까지 있다.

더구나 와인의 경우에는 상품 구색을 위해 특정 수입사만을 거래하기도 어렵다는 점 또한 기존 관행처럼 지원받기가 쉽지 않게 하는 요인이 된다.

여기에 IT 기술의 발달은 도매상의 중간 유통 단계의 영업기능과 물류기능 중에서 영업 기능은 온라인 상으로 충분히 가능하니 점차 물류 기능만 남게 하는 추세이고 종국에는 유통 단계를 단축시켜 수입사와 소매점이 직거래하는 추세로 진행되게 할 가능성이 커서 기존의 1700여개에 달하는 종합주류 및 수입주류 도매상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나마 지금은 주류가 다른 상품과 혼적이 되지 않고 주류 전용 차량으로 운송해야 하는 규정이 존재하지만 이 규제가 내년도부터는 해제된다고 하니 더더욱 도매상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와인을 위주로 특화하여 여러 중소수입사의 상품들을 대리 영업해주는 영업기능에 특화된 와인 전문 도매상이 탄생할 지도 모른다.

개별 와인 수입사의 와인 영업이 쉽지 않기에 공통 비용 절감을 위해 공동의 와인 전문 도매상이 출현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한 다양한 유통 형태의 발달 역시 기존의 주류 도매업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프랜차이즈업이다.

프랜차이즈업의 경우 본사입장에서 음료 부분의 마진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은 바 자체적으로 기존 종합주류 도매면허를 구입하거나 특정주류 도매면허를 취득하여 자체 주류 공급망을 형성하려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고 실제로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이미 그렇게 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최근 5년 사이에 정부의 규제 완화와 향후 추진 방향도 한몫을 하고 있다.

야구장내 맥주 보이 허용(2016), 수제맥주의 소매점 판매 허용(2018), 음식점의 생맥주와 주류 배달 허용(2019), 소규모 특정 주류 제조업의 범위 확대 허용,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현장에서 구매하는 스마트 오더의 허용(2020) 등이 유통 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킬 지 예측 불허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특정 이슈 발생 시마다 개별 과제 위주로 단편적으로 규제 완화를 추진해오던 것에서 벗어나 이젠 한발 앞서서 보다 종합적·체계적인 규제 개선방식으로 전환을 하고 있다. 

느리지만 분명히 하나씩 변화해온 것을 이제는 전반적으로 총체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것이니 변화는 예상했던 것 보다 더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최근 점차 연간 허가업체수도 줄고 있는 데다가 공개 추첨방식에 의해 선정하는 바 종합주류 도매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사실상 기존 도매면허소지자로부터 이 면허를 구매해야 하는데 여기에 권리금이 붙어있다.

이 프리미엄이 과연 이러한 사업 환경 변화에 따라 향후 얼마나 더 오래 지속될 지 제3자 입장에서는 이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분명 패러다임은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