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압장치 볼트 결함에 모델3·모델Y 5974대 리콜...올해에만 두 번째
차량 가격 인상에 점유율 29%→11%...주가도 3.01% 추락하며 난항

테슬라 모델3 [사진=테슬라]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테슬라의 수난시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앞서 차량 보안 문제와 자율주행 사고로 여러 번 난항을 겪었지만 이번에는 대규모 리콜과 점유율 하락까지 도미노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볼트 조임 불량이 있는 자사 차량 5974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테슬라 측은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유압 장치인 '브레이크 캘리퍼 볼트'가 느슨해져 타이어 공기압이 떨어지고 충돌 사고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이번 리콜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리콜 대상은 2019~2021년에 생산된 모델3와 2020~2021년 모델Y 가운데 볼트 불량 가능성이 있는 차량이다.

앞서 테슬라는 수차례 리콜을 진행했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서스펜션(노면 충격 흡수장치) 결함으로 5만대를, 미국에서는 차량 지붕 부품과 볼트 불량으로 9500대를 각각 리콜했다.

올해 2월에도 터치스크린 오작동으로 미국에서 모델S와 모델X 차량 13만5000대를 리콜했다. 매해 차량 결함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와중에 점유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이날 테슬라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지난 3월 29%에서 4월 11%로 미끄러졌다고 밝혔다.

댄 레비는 "기존 완성차 업체가 속속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는 등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의 차 가격 인상이 시장 지배력 약화의 원인이 됐다"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최근 모델 3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의 가격을 3만9900달러, 모델3 롱레인지 AWD(사륜구동)는 4만8990달러, 모델Y 롱레인지 AWD는 5만199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1월 대비 2000달러(약 222만원)씩 더 비싸진 셈이다. 일부 모델의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5차례 이상 변동되기도 했다.

이에 자동차업계 내에서도 테슬라 위기론이 피어오르고 있다.

마크 필즈 전 포드 CEO는 미국 경제전문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론 머스크가 한 많은 일 중 하나는 전기차 시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업계의 분위기를 이끈 것"이라면서도 "전기차 경쟁이 과열되면서 테슬라가 받는 압박은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악재에 주식 시장도 테슬라에게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이날 테슬라는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3.01% 하락한 605.1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낙폭이 지난달 13일(3.09%) 이후 최고치라고 전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은 일론 머스크 CEO의 경영 행보를 신뢰하며 테슬라 주가를 끌어올렸다.

당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팬덤 이코노미(경제)', '테슬람'(Teslam·테슬라와 종교 이슬람의 합성어), '파파 머스크'(Papa Musk)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테슬라의 인기는 치솟았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근교의 그륀하이데의 테슬라 기가팩토리 건설 현장을 방문한 머스크의 모습. [사진=그륀하이데 로이터/연합뉴스]

업계는 테슬라의 경쟁력 자체에 물음표를 가진 사람들이 늘면서 당분간 약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44명의 자동차업계 분석가를 상대로 설문을 한 결과 이중 25%가 테슬라에 '매도' 등급을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 자동차 반도체 칩 부족 사태, 테슬라 차 사고, 중국 시장의 판매 둔화 조짐, 독일 테슬라 공장의 완공 지연 등을 주시하고 있다"라며 "테슬라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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