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휴직 지원금 6월 말 종료...제주·진에어·티웨이, 고용부에 무급휴직 계획서 전달
이미 화물사업·실적 부진으로 난항 계속...정부 지원 없이는 '고용 유지'에도 물음표

지난 1일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무급휴직 준비에 들어갔다.

정부가 경영 사정이 어려운 사업체의 고용유지를 돕기 위해 유급휴업·휴직 수당 일부를 지원해 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이 이달 말 종료되기 때문이다.

이에 LCC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추락한 여객 사업을 보완하기 위해 화물 운송 등 여러 전략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좀처럼 경영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 LCC, 잇따라 무급휴업 계획서 제출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최근 고용노동부에 무급휴업·휴직 고용유지 계획서를 전달했다.

정부가 지원해 주던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기간이 연장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항공사들은 지난 1월부터 180일간 정부에게서 휴업수당(평균 임금의 70%)의 90%를 지원받고 나머지 10%는 해당 기업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경영을 유지해왔다.

LCC들은 일단 유급휴직 지원 연장이 안된다면 무급휴직 지원금이라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려면 휴직 1개월 전 신청을 해야 한다.

계획서를 제출한 업체들은 향후 직원들로부터 무급휴직 신청서를 받아 노동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무급 휴직 대상자는 총 직원의 절반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급휴직 지원의 경우에는 평균 임금의 50% 수준만 근로자에게 지급하기 때문에 종사자들의 어려움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항공협회는 지원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촉구하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여파로 국제선 운항의 조속한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수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금 연장은 약 17만명의 항공근로자의 생계 유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화물 운송 등 코로나19 극복 전략을 꾀했지만 오히려 2019년보다 저조한 운송량을 보이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 경영악화에 신음하는 LCC...'화물 운송·1분기 실적' 모두 수렁에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정부의 지원 없이는 LCC 종사자들의 '고용 유지'도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화물 운송 확대로 여객 사업의 여파를 보완하는 데 나섰지만, 올해 이들의 화물 운송량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30% 수준에 그치는 등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적항공사의 화물 운송량은 80만8000톤(t)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1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CC들의 부진은 압도적이었다.

진에어는 2019년 1~4월 3만1000t에서 9700t, 제주항공은 3만5000t에서 7000t, 티웨이항공은 2만1000t에서 7000t, 에어부산은 1만9000t에서 7700t으로 줄어들었다.

중대형 화물기가 없는 LCC들은 여객기 화물칸에 화물을 탑재한 후 여객기를 운항할 때 화물을 함께 운송했지만 여객은 물론 화물 운송량까지 줄어들며 악재가 겹쳤다.

적자 행진도 계속되고 있다.

진에어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보다 92% 증가한 601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1분기보다 32.8% 늘어난 873억원, 티웨이항공의 영업손실은 103.7% 확대된 454억1900만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저가 항공사에서 지난 2월까지 근무했다는 한 관계자는 "LCC가 화물 사업에서 수익을 낼 때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내부에서는 정부의 지원금 연장 없이는 그나마 약속해오던 '고용 유지'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무착륙 관광 비행 등 코로나19 상황에 걸맞은 관광 상품을 내놓으며 자구책을 찾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3일 대구국제공항에서 첫 무착륙 면세쇼핑 비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정부는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지원 기간 연장시 필요한 재원 마련 등 여러 문제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고용노동부는 고용정책심의회를 열어 특별고용지원 업종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인 결정은 나오지 않았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