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서 572.84달러 장마감...4거래일 연속 하락세에 600달러 선 깨져
실적·점유율·판매량에서 허점 속속 드러나...잇따른 악재에 투자자 실망도 가세

테슬라 전용 충전기 슈퍼차저 [사진=테슬라 제공]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테슬라 전성시대의 거품이 꺼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러한 급락세가 예견된 수순이라고 말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5.33% 하락한 572.8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5월 28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결국 600달러 선까지 무너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급락세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테슬라의 기업 가치가 지나치게 과대평가되고 있었고, 최근에는 리콜 등 잇따른 악재에도 회사가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실망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주식시장 분석매체 시킹알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제까지 테슬라의 높은 장부가액과 지속가능성을 믿고 투자를 이어왔다.

장부가액은 자산과 자본 등 회사의 회계 장부에 기록된 금액으로 회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이기도 하다.

시킹알파는 이제까지 투자자들이 보인 행동이 일종의 '내기'(bet)와도 같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믿었던 테슬라의 가치가 지나치게 과대 평가되어 왔다는 점이다.

테슬라 주가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던 지난 3월 4일 기준 테슬라의 시총액은 약 62만7000달러로, 당시 포드(4만7558달러)와 제너럴모터스(7만5893달러)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가치를 합한 값보다도 큰 규모다.

증권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테슬라 주가가 올 초 700% 가량 급상승세를 보였지만 실적과 시장 점유율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거품이 꺼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테크기업 전문매체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중국시장에서 테슬라 차에 대한 5월 주문량은 9800여 대로, 4월(1만8000대)과 비교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점유율도 줄어들고 있다. 댄 레비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3일 테슬라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지난 3월 29%에서 4월 11%로 미끄러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순이익 4억3800만달러(약 4896억원)를 달성했지만 이중 비트코인 판매로 약 1억1000만달러(약 1229억원)를 끌어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전기차가 아닌 비트코인이 다 했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테슬라 중국 상하이 공장 [사진=연합뉴스]

투자자들의 실망도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전기차 리콜과 자율주행 기능 사고 등 잇따른 악재에 회사가 미적지근한 모습을 보이면서 등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3일 테슬라는 볼트 조임 불량으로 6000대에 육박하는 모델3와 모델Y 차량을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안전벨트 문제로 2건의 추가 리콜도 시행한다.

테슬라는 올해 2월에도 터치스크린 오작동으로 미국에서 모델S와 모델X 차량 13만5000대를 리콜했다.

여기에 지난 4월부터 머스크 CEO가 자신해오던 자율주행 기능 '오토파일럿' 원인으로 연달아 사고가 일어나면서 운전자의 불안도 커진 상황이다.

3월에는 중국 정부로부터 테슬라가 전기차 카메라와 초음파 센서 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해 간첩활동에 쓰고 있다는 의혹을 받으며 보안 문제도 불거진 상황이다.

중국 시장에서 주문량이 급격하게 줄고 있는 원인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내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테슬라 위기론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자 전문지 배런스는 "테슬라 주가가 또 하락하고 있다"라며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판매 가능한 전기차를 더 많이 만들기 시작하면서 테슬라는 진정한 위기를 맞닥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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