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입찰 참여했던 SKT·MBK파트너스 불참...다음주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가능성
롯데 '자금력'과 신세계 '네이버 동맹'의 싸움...성장 하락세에 '승자의 저주' 우려도 나와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2파전'으로 좁혀지면서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오에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는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3000억원과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유일하게 안정적인 흑자를 내며 올해 상반기 최대 매물로 꼽히고 있다.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는 앞서 진행된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본입찰에 불참하며 인수 대열에서 물러났다.

SK텔레콤은 자사가 운영하는 11번가와 이베이코리아와의 시너지 효과가 마땅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베이코리아에 계속 관심을 두고 있다"라며 인수를 포기한 것과 관련해 말을 아꼈다.

업계는 인수 후보지가 두 곳으로 압축되면서 롯데와 신세계는 그동안 부진하다 지적받은 이커머스 사업을 재건하기 위해 각자의 무기를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이다.

롯데의 최대 무기는 자금력이다. 

롯데쇼핑은 5개의 점포 및 물류센터 토지 등을 롯데리츠에 양도해 약 730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이사회에서 롯데월드타워 및 롯데월드몰 지분 전량인 15%(8300억원)를 롯데물산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 두 결단으로 얻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해도  1조5600억원에 달한다.

신세계는 롯데의 자금 능력에 맞서기 위해 네이버와 동맹구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동맹은 롯데에게 위협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 18%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이베이코리아의 점유율이 12%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인수 성공시 세 회사의 시너지 효과는 쿠팡을 압도할 수 있게 된다. 쿠팡의 지난해 점유율은 13%로 2위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베이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이 경쟁 심화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지적과 함께, 인수 후 재무 상태가 악화하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인수전의 주요 관건이 '몸값'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희망가는 약 5조원이지만 업계에서는 성장 가능성에 비해 인수가가 과대평가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날 본입찰에서 롯데와 신세계가 써낸 인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는 3조원 안팎으로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편 본입찰 마감 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일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다음주 중 이베이 본사 이사회가 열리는 만큼 이사회가 종료된 이후 우선협상대상자가 공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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