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백옥동 회화나무

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김천 백옥동 회화나무는 농촌 마을의 안녕을 지켜온 마을의 수호목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횡보(橫步) 염상섭(廉想涉:1897~1963)의 대표작 '만세전(萬歲前)'의 주요 배경인 김천역에서, 서쪽으로 반듯하게 뚫린 도로를 따라 4km쯤 지나 2개 동으로 이루어진 아파트를 돌아 남쪽으로 난 마을 길로 1.5km쯤 들어가면 비교적 큰 마을이 나온다.

‘본리마을’로 불리는 마을은 김천 시내에 가까이 자리잡은 때문인지, 농촌 마을치고는 꽤 큰 마을이다.

멀리 남서쪽으로는 해발 811m의 덕대산이, 가까이 동남쪽으로는 해발 482m의 고성산이 둘러싼 산자락이어서, 마을 길로 들어서는 풍경이 아름답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다닥다닥 붙은 살림집들 사이로 이어지는 비좁은 골목길 모퉁이에 서 있는 김천 백옥동 회화나무는 1982년에 보호수 11-2호로 지정된 나무다.

나무 앞에 세워놓은 보호수 표지석에는 나무의 나이를 518년이라고 기록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천 년이 넘은 나무라고 말한다.

그러나 기록이 없어서 누가 언제 심은 나무인지는 알 수 없다.

김천 백옥동 회화나무는 높이 15m, 가슴높이 둘레 5m 가까이 되는 큰 나무다.

낮은 지붕의 살림집들이 이어지는 마을 한복판에 우뚝 서 있어서 나무는 멀리서도 한눈에 바라다보인다.

이 마을의 중심이자 상징일 수밖에 없다.

김천 시내에서 가까운 백옥동은 도시화 과정을 거치며 마을 근처의 논밭이 모두 사라졌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마을 사람들은 살림집들 곁으로 펼쳐진 논밭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백옥동은 새터, 노증리, 안새실 등의 세 부락으로 이루어진 마을이었다.

이 지역은 고속철도와 고속국도 그리고 4호선 국도가 지나는 교통의 요지이지만, 원래는 금릉평야의 남쪽 가장자리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안새실이 가장 오래된 마을이었다.

그 때문에 안새실을 본래의 마을이라는 뜻으로 본리(本里)라고 부른 것이다.

인근에서 가장 오래된 회화나무가 이 마을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이 마을의 오랜 역사를 증명한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본리마을 넘어 북쪽으로 가면 조그만 저수지가 둘 나오는데, 이들을 하나로 묶어 애인지(愛人池)라 한다.

이 마을 전설에 의하면 이 못은 원래 예못[芮池]이었다고 한다.

시대는 알 수 없지만 예(芮)씨 성을 가진 사람이 반역을 꾀하다 발각되어 죽임을 당했고 그가 살던 집터는 못을 팠다고 한다.

예못이 예지가 되고 경상도 발음에서 복모음을 발음하기 힘드니 애지가 되고 애지가 애인지로 되었다는 것이다. 

지형을 고려해 보면 애인지는 남쪽의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모아 북쪽의 금릉평야에 물을 대기 위해 저지대에 인위적으로 만든 소규모 농업용 저수지다. 

김천 백옥동 회화나무의 생김새는 회화나무치고는 조금 독특하다.

특히 둘레가 5m 가까이 되는 줄기가 위로 솟아오르면서 별로 줄어들지 않고 그냥 그 굵기 그대로 자랐다.

줄기의 굵기에 비해 펼친 가지는 적은 편이다.

오래전에 위쪽 줄기에 비바람 등에 의한 손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로 솟구치면서 굵기가 줄어들어 가늘어진 줄기 윗부분은 부러지고, 더불어 사방으로 넓게 펼쳤던 가지도 부러져나간 것으로 추측된다.

김천 백옥동 회화나무는 마을의 상징목이자 수호목으로 금릉평야 남쪽 기슭에 당당히 서 있다.

<김천 백옥동 회화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2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8. 27.
·나무 종류 회화나무
·나이 500년
·나무 높이 15m
·둘레 4.6m
·소재지 김천시 백옥동 557-3
·위도 36.116112, 경도 128.070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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