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윗방정에 투자자들 불안...베이조스의 후임자 결정도 영향 미쳐
연이은 테슬라의 고위 임원 퇴사..."외부인사에서 찾기 어려울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EPA/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EPA/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테슬라를 바라보는 월가의 시선이 불안하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이를 명확한 후임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각) CNN머니는 "머스크가 당장 테슬라를 떠날 것 같지는 않지만, 최근 도지코인 등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스페이스X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며 "이에 대해 월가의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빨리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임명하거나 후임을 발표하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상자산 투자를 부추기는 머스크의 `트윗방정`과 절제력을 잃은 행동에 투자자들이 점차 실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스페이스X가 그웬 쇼트웰(Gwynne Shotwell) COO를 두고 있는 것과 달리 테슬라는 사실상 머스크 1인 체제라는 것도 투자자들의 불안 요소이다.

상당한 규모의 테슬라 지분을 보유한 투자운용사 거버가와사키의 로스 거버(Ross Gerber) CEO는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테슬라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모를 것"이라며 "시가총액이 6000억 달러(약 669조원)에 가까운 회사가 이런 식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꼬집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팀 쿡 CEO를 키웠고,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가 셰릴 샌드버그 COO와 함께하는 것처럼 머스크에게도 후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CNN머니는 최근 테슬라에 10년간 몸담으며 베테랑으로 불린 제롬 기옌(Jerome Guillen) 트럭 부문 사장이 퇴사하면서 머스크의 후임자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기옌 사장은 머스크를 포함한 테슬라의 4대 지도자로 꼽힌다.

미 경제 전문매체 CNBC "2010년 테슬라에 입사한 기옌 사장은 머스크에게 직접 사업을 보고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며 "테슬라에서 자동차 부문 사장 재임 시절 그는 중국 상하이에 첫 번째 공장을 열고, 배터리 셀 공급 제휴를 확대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기옌은 지난 10년 동안 테슬라 성공 DNA의 핵심으로 테슬라 그의 빈자리를 메우기는 힘들다"면서 "결국 머스크가 COO를 고용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최근 두 달 동안 기옌 사장을 비롯해 앨 프레스콧 최고법무담당 책임자 대행 등 핵심 인원들이 잇따라 테슬라를 떠나면서 후임자의 후보층이 얇다는 평가도 부담될 전망이다.

또한, 최근 우주 산업 부문에서 머스크와 경쟁하고 있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클라우드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책임자인 앤디 자시에게 다음 달 CEO 자리를 넘겨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에 대해 금융서비스 업체 모닝스타의 데이비드 휘스턴 자동차 부문 애널리스트는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후계자로 가장 적합한 임원은 2006년부터 테슬라 동력 및 에너지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을 맡은 앤드루 발리노(Andrew Baglino)"라면서 "그가 아니면 확실한 2위를 차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머스크의 미세관리(micromanaging) 때문에 그의 밑에서 COO 역할을 맡으려는 외부 인사를 찾는 것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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